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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명 사망한 '대구시립희망원'에 대한 감사 결과

대구시립희망원에서 129명이 숨지도록 방치한 책임을 물어 대구시가 공무원 4명을 경징계하고 7명은 훈계조치한 감사결과를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이번에는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봐주려는 엉터리 감사”라고 비난했다.

대구시는 13일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생활하는 노숙자와 장애인 등 129명이 2014년 초부터 2년8개월 동안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한달여 동안 감사를 벌여 감독책임이 있는 대구시 공무원 5명과 대구 달성군 공무원 6명을 징계조치했다”고 밝혔다. 대구시 공무원은 1명이 경징계, 나머지 4명은 훈계 조처됐다. 달성군은 공무원 3명에 대해 경징계, 나머지 3명은 훈계 조처했다.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달성군 5급 공무원 2명 관련해선 1명은 경징계, 1명은 훈계조처했다.

2016년 10월 10일 오후 대구 중구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 주교좌 대성당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대구시는 시립희망원에 1년에 예산 100억원씩을 지원한 뒤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확인하고, 복지시설 전반에 걸친 점검을 해야 한다. 대구시 감사실은 “1년에 한 번씩 점검을 하는데, 지난해는 사망 의혹이 불거져 점검을 못 했고, 2015년과 2014년, 2013년에는 점검을 했다. 2012년에는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징계시효 3년이 지나 문제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달성군에서도 예산 30억원을 매년 지원한다.

감사 결과가 알려지자 시민단체 등에서는 “봐주기 감사를 넘어서 아예 말도 안 되는 감사를 했다”고 반발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시립희망원에 제대로 된 점검을 한 적이 없다. 점검이나 감독이 적정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나 흔적도 없다. 대구시의 발표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경배 대구시감사관은 “공무원이 법규를 어겼다는 구체적인 잘못이 드러나야 징계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강수 로무알도 대구시립희망원 원장이 2016년 10월 13일 오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희망원 내 아띠울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원장은 기자회견과 함께 내부공개도 허용했다.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대구희망원은 최근 2년 8개월 동안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각종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대구시는 또 대구시립희망원을 관리하는 천주교유지재단의 운영권을 반납받고, 이 복지시설을 운영할 새로운 복지법인을 3월중으로 공개모집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앞으로 인권침해와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구시 산하 공기업이 직접 시립희망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노숙인과 장애인 등 1150여명이 생활하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2년8개월 동안 129명이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대구시는 “병이 깊고 몸이 약한 노숙인과 장애인들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구타 등 인권침해로 숨진 게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 일부 장애인과 노숙인 등이 폭행 등으로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 관리 직원들이 공무원과 짜고 급식비에서 5억8천만원을 떼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낸 뒤 시립희망원 전 원장을 포함해 7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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