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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좋아하는 여자가 이성애자 남자들에게 전하는 '섹스를 잘 하기 위한 조언' 3가지

Retro styled image of a young couple having fun with home videoing.
Retro styled image of a young couple having fun with home videoing. ⓒVikaValter via Getty Images

 

 

안타깝지만 이 글은 정력을 기르는 법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음경을 단련하는 법에 대한 내용도 아니다. 다만 '섹스를 잘 하는 법'에 대한 글이다. 만약 여기까지 읽고 '그게 그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당신이 섹스를 정말로 잘 할 확률은 슬프게도 꽤 낮다. 당신의 파트너가 뭐라고 말했건 간에 말이다.

여기, 섹스를 무척이나 좋아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한 여성 저자가 이성애자 남성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세 가지로 갈무리해 보았다. 참고가 될 수 있기를.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좋은 섹스는 좋은 인간관계의 기본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1. 섹스는 숫자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섹스를 잘한다는 말을 '숫자'로 바꿔 생각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음경의 길이와 두께, 삽입 시 지속 시간, 사정 후 다시 발기하기까지 걸린 시간 등등으로 말이다. 여기엔 기본적으로 남성이 가진 섹스에 관한 능력이 '모든 여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이어야만 한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그러나 섹스에 대한 능력은 상대적인 것이다. 우린 모두 다 다른 욕망을 가지고 있고, 성적 취향 하나에도 이를 채우는 데 수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음경이 무척이나 클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큰 음경보단 두껍고 넓은 손을 더 원할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누군가는 당신의 큰 음경을 무척이나 선호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삽입 자체보다 BDSM적인 상황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더 원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남성 한 명이 모든 여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절대적인 능력이 있다는 믿음은 신화다. 단지 어떨 때, 어떤 사람 앞에선 잘 하고, 또 누군가 앞에선 못하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성기 삽입이 아니면 '진짜 섹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상상력을 꽃피우기란 어렵다. 자지를 보지에 넣는 것은 쉽고 단순하다. 그 외의 행동들은 자지를 보지에 더 잘 넣기 위한 노력 정도로 취급될 뿐이다. 그러니 손끝에 고민한 흔적이 보일 리가 없다...중요한 건 '자지'인데 손으로 굳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되니 손으로 하는 섹스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몸에 손만큼 예민하고 섬세하게 섹스할 수 있는 부위가 또 없는데 말이다." (책 '이기적 섹스', 은하선 저)

2. 섹스엔 공식이 없다.

물론 여기까진 어느 정도 동의할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삽입 위주의 섹스는 좋지 않다는 얘기 정도는 종종 들리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모든 걸 '보편적으로 통하는' 공식처럼 만들어 기계적으로 적용하려는 태도다. “G-스팟은 있다. 아니 없다.” “질 오르가슴은 있다. 혹은 없다.” “애무는 최소 몇 분이 좋다.” 등등의 모든 '공식화'된 섹스 지식들은 결국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진짜 섹스 앞에선 별 효용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섹스 취향이야말로 진정 사람에 따라서, 또한 동일 인물이더라도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삽입 위주의 섹스는 안 좋다고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삽입 위주의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 큰 음경을 좋아하는 여자 또한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아닌 여자 또한 분명히 있다. 또 '삽입 위주의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라 해서 항상 '삽입 위주'만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여자'를 정의 내리려는 태도가 아닌 '지금 이 순간, 내 앞의 당신'을 궁금해 하는 자세라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 저 사람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를 끊임없이 찾으려 들고 궁금해하는 태도가 좋은 섹스의 시작이다.

"워낙 어렵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뉴얼을 찾는 그 마음은 알겠다만, 섹스는 절대 수학공식이 아니다. 내 몸만 해도 매일매일이 다른데, 다른 사람의 몸이 전부 같길 바라는 건 말도 안 된다. 누군가 다른 여자들은 이렇게 해 주면 다 좋아했는데, 넌 왜 목석같이 누워만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라. "네가 못해서." 세상에 '같은' 여자는 없다. 아니,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다." (책 '이기적 섹스', 은하선 저)

3. 거절과 지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여기까지 나온 얘기를 받아들인다면, 한 가지 담백하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내가 모두를 매 순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진실 말이다. 사실 많은 이성애자 남성들이 섹스를 같이 했거나, 하고자 하는 여성의 입에서 '"오늘 별로였어."나 "싫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두려워한다. 그것을 자신의 가장 본질적인 능력, '남성성'을 부정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남성성'과 '섹스'는 별개의 것이며, 섹스 또한 나와 맞는 취향과 분야가 따로 있는 '적성'의 영역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의 거절과 지적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나와 섹스를 하는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욕망을 가지고 있고, 이를 표현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는 존재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때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서로가 만족하는 섹스를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상대방의 욕망과 나의 욕망을 서로 밝히고 대화하며, 서로가 채울 수 있는 영역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그런 소통 끝에 결국 서로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음을 인정하고 헤어진다 해서 이를 심각한 상처로 받아들일 일도 없을 것이다.

결국 '섹스를 잘 하는 남자'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증명의 강박에서 벗어나 매 순간 순간 내 앞의 상대가 바라는 바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다. 섹스를 잘하기 위한 능력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취급'이 무서워서 섹스에 대해 말하기를 피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침대에서 더 이상 오르가슴을 연기하지 않고, 자지가 작은 남자에게 작은 자지를 무조건 넣기보다는 오럴섹스나 핑거섹스로 나를 더 즐겁게 해 줄 것을 요구하며, 좋아하는 체위에 대해 말하고, 섹스하기 싫은 날은 싫다고 말하는 순간, 더 재미있는 세상이 펼쳐질 거라고 장담한다

...성해방은 섹스를 좋아하는 것도, 섹스를 무조건 많이 하는 것도, 섹스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 것도, 섹스 후에 신비감이 떨어졌다고 차여도 상처받지 않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싫은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이 성해방이다. 섹스에 대해서 여자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입을 열 때, 여자들이 자신의 '욕망'에 대해 알 때 비로소 진정한 성해방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책 '이기적 섹스', 은하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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