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동성 커플의 자녀 입양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최초로 나왔다.
10일 '플로렌타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렌체 아동법원은 두 쌍의 게이 커플이 해외에서 입양한 자녀 세 명에게 이탈리아 국적을 부여하는 한편, 이들은 해당 커플의 자녀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들이 입양한 자녀 3명은 법적인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는 상태였다.
법원은 소송을 낸 게이 커플이 영국에서 입양한 두 남성 어린이를 이 커플의 자녀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이탈리아 시민권도 부여했다.
법원은 각각 이탈리아-미국 국적, 미국 국적을 지닌 게이 커플이 미국에서 입양한 여성 어린이에게도 마찬가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법적 부모와 생물학적으로 피가 섞이지 않은 자녀에 대한 입양을 사상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는 게이 커플이 대리모를 통해 얻은 자녀에 대해 입양은 인정해왔던 사건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례다.
게이 정치인 니키 벤돌라는 "두 명의 아빠와 두 명의 입양아가 한 가족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은 동성애 가족의 권리를 위한 또 다른 한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작년 5월 서유럽 국가 중 마지막으로 '동성 간 결합'을 허용하는 법안을 처리했으나, 가톨릭 단체 등 보수층의 반발로 최종 법안에 동성 커플의 입양권은 빠짐에 따라 동성 커플이 입양아를 자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법원에 판결을 신청해야 한다. (연합뉴스 3월10일)
지난해 2월 이탈리아 대법원은 동성부부 한쪽이 이미 입양한 아이를 다른 동성 배우자가 입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