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호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엇박자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을 꺾긴 했지만 겨우겨우 지켜낸 승리였다.
한국 대표팀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A조 최종 3차전에서 대만과 연장 10회까지가는 접전끝에 11-8로 신승했다. 그러나 초반 6-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채 연장까지 치른 난전이었다. 마운드가 무너진 결과였다.
(슬라이드 하단에 기사가 이어집니다.)
앞선 2경기에서 한국은 지독한 빈공으로 2연패를 당했다. 6일 이스라엘전에서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1-2로 패했고, 7일 네덜란드전에서는 0-5 영봉패를 당했다.
이날은 초반부터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며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햇다. 1회초 3경기만에 첫 선취점을 뽑았고, 2회초에는 타자일순하며 대거 5득점을 올렸다. 6-0의 넉넉한 리드였다.
그러나 1회말을 삼진 3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완벽한 구위를 선보였던 선발 투수 양현종이 2회말 급격히 흔들렸다. 2루타 1개 포함 안타 4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한국은 6-3으로 쫓겼다.
4회초 한국 타선은 다시 '4번타자' 이대호의 적시 2루타와 손아섭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 8-3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4회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심창민이 린져슈엔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고 다시 3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대만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회말에는 차우찬이 볼넷 1개와 안타 3개를 묶어 2점을 빼앗겼다. 스코어는 8-7.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회말에는 장시환이 등판해 2사 후 연속타를 얻어맞고 급기야 8-8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선발 양현종(3이닝 3실점)을 비롯해 심창민(1이닝 2실점), 차우찬(2이닝 2실점), 장시환(1이닝 1실점) 등 차례로 등판한 4명의 투수가 전원 실점을 기록했다. 막혔던 타선이 뚫리자 비교적 잘 버티던 마운드가 난타당했다.
9회말에도 이현승이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내주며 끝내기 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끝판대장' 오승환이 등판해 불을 껐다. 오승환의 구원으로 기사회생한 한국은 10회초 양의지의 희생플라이와 김태균의 투런포로 3점을 뽑아내 11-8 리드를 되찾았다.
오승환은 10회말에도 등판해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다. 오승환이 없었더라면 이날도 한국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이다.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된 한국이지만, 이날 승리로 최소한의 자존심과 함께 작은 실리도 챙겼다. 패했다면 3전 전패로 A조 최하위를 기록, 4년 후 다음 대회에서 지역예선을 거쳐야 하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독한 투타
엇박자에 힘겨웠던 김인식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