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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이 유튜브에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많다

  • 김수빈
  • 입력 2017.03.08 09:31
  • 수정 2017.03.08 17:43

최근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튜브에 등장했다. 이 영상을 올린 단체는 김한솔의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도피시켰다고 주장했다.

김한솔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8일 'KHS Video'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게시된 40초 분량의 영상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고 영어로 말했다.

그는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면서 "현재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5초 가량은 음성이 끊기고 해당 인물의 입 부분이 까맣게 모자이크 처리돼 발언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는 영상에서 직접 여권을 보여주지만, 역시 모자이크 처리돼 이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영상을 올린 '천리마민방위'라는 이름의 단체는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며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면서 "갑작스레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에게 급속히 응답을 주신 주조선-주한 네덜란드 엠브레흐츠 대사님께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정남 가족의 현 행방이나 위 탈출 과정에 대한 사항은 이 이상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천리마민방위'라는 단체는 지금껏 알려진 바 없는 단체다. 문제의 유튜브 영상에 연결돼 있는 단체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

이 단체의 도움으로 탈북했다는 '북조선 고위 간부'라는 사람의 글은 '로동당'을 '노동당'으로 쓰는 등 문화어(북한말)보다는 표준어의 영향을 받은 듯한 어법을 보여주고 있다. '천리마'라는 단어의 로마자 표기를 북한식(chollima)가 아닌 남한식(cheollima)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실존할 경우) 북한 주민이 만든 단체는 아닌 듯하다.

왜 이 시점에서 김한솔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는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인물은 흡사하게 비슷하다고는 누구나 다 생각할 것"이라며 "좀 더 확인을 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해당 단체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체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영상 속 인물은 김한솔이 맞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김한솔 본인이 이 영상을 직접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됐다. 이후 김정남의 가족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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