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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 팬들이 엠마 왓슨에 분노하다

  • 김태우
  • 입력 2017.03.08 09:25
  • 수정 2017.03.08 09:36

비욘세의 팬들은 엠마 왓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왓슨은 지난주 '베니티페어'의 커버 모델로서 찍은 토플리스 화보를 공개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은 이 사진을 비난하며 "페미니스트이면서 성적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둘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며칠 뒤, 대중의 분노가 사그라지자 왓슨은 이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러던 지난 6일(현지시각), 비욘세의 팬들은 왓슨이 지난 2014년 비욘세에 대해 언급한 인터뷰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하루 뒤, 엠마 왓슨은 비욘세 팬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비욘세 팬들이 왓슨을 공격하게 된 사연을 날짜순으로 정리해봤다.

3월 1일: '베니티페어'가 엠마 왓슨의 토플리스 화보를 공개하다.

이 화보에서 왓슨은 셔츠 대신 작은 천으로 가슴을 가렸다. 화보가 공개되자마자 왓슨의 페미니스트 자격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토론이 벌어졌다. 영국 칼럼니스트인 줄리아 하틀리-브루어는 이에 대해 "엠마 왓슨: 페미니즘, 페미니즘, 임금격차, 왜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걸까? 페미니즘... 아, 여기 내 가슴이에요!"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에 불을 붙였다.

허핑턴포스트의 기고자 한나 크랜스턴은 "왓슨은 단 한장의 사진으로 우리 사회가 2017년에도 여성이 성적으로 자신을 표출하면서 평등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늠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의도치 않게 밝혔다. 몸매를 자신있게 내보이는 것과 페미니즘 전파가 상호 배타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라며 이 상황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Maturing from Hermione to Belle in @beautyandthebeast is a true coming-of-age story for @EmmaWatson: "I couldn't care less if I won an Oscar or not if the movie didn’t say something that I felt was important for people to hear." Read the full cover story at the link in bio. Photograph by Tim Walker.

Vanity Fair(@vanityfair)님의 공유 게시물님,

3월 5일: 왓슨이 악플에 대응하다

왓슨은 3월 5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악플러들을 비판하며 자신은 페미니스트이면서도 섹슈얼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페미니즘의 정의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다"며,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고, 다른 여성을 공격하는 도구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자유이고, 해방이며, 평등이다. 내 가슴이 그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왓슨의 논란에 대해 TMZ에 "페미니스트는 입고 싶은 거라면 뭐든 입을 수 있다."며, 왓슨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페미니스트가 어떤 사람인지 불완전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래 영상으로 엠마 왓슨의 답을 확인할 수 있다.

3월 6일: 트위터리안들이 왓슨이 비욘세를 비난했던 2014년 기사를 발굴하다

'원더랜드 매거진'의 2014년 3월호는 왓슨과 '루키 매거진'의 편집장 타비 게빈슨의 대화를 담았다. 문제의 기사는 지난 7일 오전(현지시각)까지 온라인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많은 트위터리안들은 이 기사에 대한 '더 컷'의 논평을 인용했다.

인터뷰가 진행됐던 지난 2014년 가장 핫한 대화 주제는 비욘세의 새 앨범 '비욘세'였다. 이 앨범은 본질적으로 페미니스트적이라고 추앙받았다.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연설을 샘플링한 곡 'Flawless' 등 페미니즘적 시각이 담긴 곡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문제 삼은 왓슨의 발언이다.

비욘세의 비디오를 보면서 나는 마음속의 갈등을 겪었다. 나는 그녀의 메시지가 조금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구분하면서도 카메라는 굉장히 남성적으로 느껴졌다. 비욘세를 남자의 관음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에 트위터리안들은 왓슨을 위선자라고 부르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왓슨의 전체 발언에 따르면 그녀는 비욘세의 새 앨범에 대한 "생각을 아직 확고히 세우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진행한 게빈슨에게 비욘세의 앨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아래는 그녀의 전체 발언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언급하기조차 긴장되는데, 나도 아직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욘세의 새 앨범에 대해 말하고 싶다. 당신도 이 앨범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하루 친구와 앉아 비욘세의 영상들을 이어 봤다. 그런데 좀 모순적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자신을 페미니스트, 굉장히 강한 여성으로 구분했다.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아름다운 연설을 노래에 넣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를 촬영한 카메라는 굉장히 남성적으로 느껴졌다. 남성의 관음적인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본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3월 7일 오전: 왓슨이 비욘세 팬들에게 답하다.

지난 7일 오전(현지시각), 왓슨은 문제의 기사 중 일부를 강조한 캡쳐 본을 올렸다. 강조된 첫 번째 부분은 트위터리안들이 퍼 나른 인용구고, 두 번째는 이런 내용이었다.

그녀는 제이지를 위해 공연한다는 것을 명시한다. 레이블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비욘세는 자기 자신을 위해, 완벽한 통제권을 가지고 한 것이었다. 나는 그녀의 성적인 매력이 힘을 키워준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직접 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원더랜드 매거진 역시 이 인터뷰의 캡쳐 본을 트윗했고, 인터뷰 전문도 다시 게재했다.

많은 이들은 왓슨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 트위터리안은 "한 사람의 페미니즘이 자기 자신의 믿음과 다르거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불러야 할까?"라며 악플러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우리 사회는 유색 인종 여성의 페미니즘에 더욱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곤 한다. 페미니즘의 이해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생산적인 대화에 꼭 필요한 요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성적인 면을 자유롭게 보여줄 선택, 파인 옷을 입을 선택, 그리고 안전하고 저렴한 생식 의료(reproductive healthcare)를 이용할 선택권 등 말이다.

한 트위터 유저가 왓슨에게 썼듯, "엠마 왓슨의 페미니즘은 비욘세의 페미니즘과 다를지 몰라도 둘 다 정당하고 긍정적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is Is Why The Beyhive Is Mad At Emma Watso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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