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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가 CIA의 '해킹 전략'이 담긴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 김태성
  • 입력 2017.03.08 04:20
  • 수정 2017.03.08 04:28

미국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킹 정보 관련 문건 9000여 건을 폭로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나 애플의 아이패드 등도 감청 도구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의 양이나 내용 등만 봐도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위키리크스는 웹사이트에 CIA 사이버 정보센터의 문건을 게재했다. CIA 사이버 정보센터는 미국 버지니아주 랭리에 본부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사를 두고 있는 조직이다.

위키리크스는 해당 문서에 CIA의 해킹 툴(tool)과 코드가 담겨 있으며, 이 문서가 사이버 보안 커뮤니티에 유출돼 그 중 일부를 받아 공개한다고 밝혔다.

문서엔 어떤 내용 담겼나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엔 CIA가 전자기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약점과 그 약점을 파고들어 해킹하는 방법 등이 포함돼있다.

해킹 툴도 다양하다. CIA는 바이러스, 트로이 등 전자기기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는 1000여 종류의 멀웨어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기의 종류나 제작사도 가리지 않았다. 애플의 아이폰은 물론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탑재된 스마트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삼성전자의 스마트 TV 등이다.

특히 삼성 스마트 TV의 경우 TV를 끈 상태에서도 TV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도감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자동차에 설치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해킹 대상이 됐다.

위키리크스는 CIA가 스마트폰에 침투 소프트웨어를 심으면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시그널 등 메신저 서비스가 메시지 내용을 암호화하기도 전에 모든 대화 내용을 해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서의 진위 여부

문서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CIA와 백악관 측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AFP에 따르면 조나단 리우 CIA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정보당국의 문서로 알려진 것의 진위여부나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아직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것"이라며 입을 닫았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문건은) 진짜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제조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까지 해킹 연구 대상이 됐던 것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모하다"고 했다.

'제2의 스노든 파문' 되나

위키리크스의 이번 폭로 문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지난 2013년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이래 최대 파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CIA가 엄청난 격랑에 휩싸일 것이란 전망이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문건은 CIA가 미국 정부의 전산 스파이의 몸통인 NSA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매우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 프런티어전자재단(EFF) 측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CIA의 무차별 해킹 실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EFF는 "CIA가 전 세계 수백만명이 의존하는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삼성 스마트 TV 등과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우려점"이라며 "약점을 보완하는 대신 이를 놔두기로 결정한 CIA 때문에 우리는 더 위험해졌다"고 했다.

유출된 문건에 담긴 내용은 '사이버 무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위키리크스는 "문건이 유출됐다는 것은 CIA가 그들의 무기를 아직 완전히 관리하지 못한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CIA에서 사용된 수많은 (전자기기의) 취약점들이 확산될 것이고, 다른 정보 기관들이나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미 (문건을) 찾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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