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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가 필리핀 하원을 통과하다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gestures while speaking during a late night news conference at the presidential palace in Manila, Philippines January 29, 2017. REUTERS/Ezra Acayan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gestures while speaking during a late night news conference at the presidential palace in Manila, Philippines January 29, 2017. REUTERS/Ezra Acayan ⓒEzra Acayan / Reuters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던 사형제 부활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사형제는 형사 처벌 연령을 현행 15세 이상에서 9세 이상으로 낮추는 법안과 함께 '마약와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범죄·부패 척결 대응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핵심 정책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은 1일(현지시간) 마약사범을 교수형 등의 방식으로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제 재도입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마리화나 500g, 코카인·헤로인·엑스터시 10g 등 마약을 소지하거나 마약 제조·판매·유통한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살인, 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사형에 처할 수 있지만 사건에 마약이 연루됐을 경우만 해당하며, 이외에는 징역형으로만 처벌이 가능하다.

법안은 이제 상원으로 넘어가며, 법무부가 국제협약 위배 여부를 판가름한 뒤 재차 표결에 부쳐진다. 법무장관은 물론 상원의원 대다수가 친(親)두테르테 인사로 채워져 있어 상원 역시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펠림 카인 아시아국장은 2일 "사형제 재도입을 결정한 필리핀 의회의 움직임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하에 이미 심각한 위기에 놓인 인권이 또 한차례 뒷걸음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가톨릭주교대회 공보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제롬 세실라노 신부는 "이번 결정은 비인간적이고 수치스러우며 뻔뻔하고 무례하다"며 "범인은 처벌받고 희생자는 도움받아야 하지만, 처벌의 방식이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형사사법제도로 무고한 사람들이 부당한 희생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마약전쟁을 지지하는 필리핀인들은 범죄 방지를 위해 사형제와 같이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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