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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와 스마트폰 없이 산다고 해서 더 잘 자는 건 아니라는 연구가 나왔다

  • 박세회
  • 입력 2017.03.02 05:41
  • 수정 2017.03.02 05:44

이건 누군가에겐 반가운 연구일 수 있겠다.

미국 성인 중 3분의 1 가까이가 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를 수면 전문가들은 거리의 밝은 불빛, TV,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스마트폰의 탓으로 돌린다(그럴 만도 하다. 특정 종류의 빛은 잠들기 전 몸이 긴장을 푸는 것을 크게 방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달 인간 생물학 저널에 발표된 새 연구에 의하면 인공적 광원이나 현대 기술이 없어도 인간 수면 패턴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듀크 대학교 소속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의 농촌에서 전기 없이, 인공 광원 거의 없이 사는 사람들의 수면 패턴을 살폈다. 비슷한 숫자와 같은 나이의 미국, 이탈리아 집단에 비해 수면 시간이 더 짧았으며, 수면의 질도 더 나쁨이 밝혀졌다.

그러나 농촌 사람들은 24시간 주기 리듬이 더 강하고 일관성이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이것이 전반적 건강이 더 좋음을 나타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는 전통적 인구들이 주기 리듬은 더 강한 동시에 수면 시간과 질은 더 짧을 수 있다는 증거다.” 이 논문의 공저자 듀크 대학교 진화 인류학 연구원 데이비드 샘슨이 허핑턴 포스트에 밝혔다.

이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불규칙한 교대 시간이나 시차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보다 일정한 주기 리듬을 가지면 기억 문제, 심장 및 신진대사 질병, 일부 암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스마트폰 뿐이 아니었다

연구자들은 마다가스카르 북동부의 시골 농촌 마을 만데나의 성인 주민 21명의 수면을 총 292일 동안 살폈다. 만데나 주민 일부는 발전기나 태양 전지판을 가지고 있지만, 이 마을에는 전기 인프라가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가 지고 나면 요리하는 불, 등유 램프, 배터리를 쓰는 손전등 몇 개, 달빛과 별빛에 의존한다.

대나무로 만든 벽과 슬레이트로 만든 초가 지붕의 집이 만데나의 전형적인 주거 형태다.

마을 사람들은 빛과 움직임을 모니터하고, 밤잠과 낮잠을 기록하는 손목시계 같은 장비를 찼다. 9명은 뇌와 근육 속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고 수면 단계와 질에 대한 더욱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있는 수면다원기록 테스트도 하룻밤 받았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비슷한 나이와 규모의 성인 집단들에 비해 만데나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더 짧았고, 연구자들이 측정한 모든 수면의 질을 측정한 지수에서도 뒤떨어졌다.

만데나 사람들은 보통 오후 7시 30분(일몰 후 약 2시간 뒤)부터 오전 5시 30분(일출 약 1시간 전)까지 잤지만, 매일 정말로 잠들었던 시간은 낮잠을 포함해 평균 6시간 30분에 불과했다. 미국 집단은 매일 밤 약 7시간 정도, 이탈리아 집단은 약 7시간 30분 정도 잤다.

만데나 사람들이 밤에 깨어 있었던 시간은 미국 집단의 3배, 이탈리아 집단의 거의 7배에 달했다.

이들은 또한 잠들 때까지 걸린 시간도 더 길었으며 더 자주 깼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보통 침실과 침대를 다른 사람들과 같이 쓰고, 집들이 대부분 이웃들이 어울려 노는 소리, 아이가 우는 소리, 동물 소리 등을 잘 막아주지 못하는 대나무 벽, 양철 지붕, 초가 지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수면다원기록 테스트에 의하면 이들은 서구 성인들을 연구소에서 조사했을 때의 평균 시간에 비해 깊은 수면 단계, REM 수면 단계(꿈을 꾸고 뇌가 재충전되는 회복 단계) 시간이 절반 정도였다.

그러나 만데나 사람들의 행동의 타이밍이 매일 매일 얼마나 다른지 행동 추적기 데이터로 측정한 결과, 이들의 행동 패턴은 예전 연구에서 수집했던 유럽 학생들의 행동 패턴에 비해 훨씬 더 일관성이 있었고 덜 분열적이었다.

“자신의 수면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만데나 주민 6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마로제지 국립 공원에 붙어 있는 지역인 만데나에는 약 4천 명의 주인이 살고 있다(아래 지도).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면 건강에 더 좋을지도 모른다

TV, 소셜 미디어, 인공 광원 등 주의를 분산시키는 현대 기술이 없어서 만데나 마을 사람들이 더 오래, 더 잘 잘 거라 예상했던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샘슨은 말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이들은 잠을 더 많이, 더 잘지 못했다.

그러나 만데나 사람들은 매일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보다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함으로써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 같다. 그들의 신체 주기가 더 일관성이 있다는 데이터가 그 증거다.

“우리는 현대 기술이 퍼지기 훨씬 전부터도 잠을 줄이고 싶어했던 종이다. 수면과 다른 일들(사교 활동, 식량 채집,새 기술 배우기 등) 사이엔 언제나 이런 유혹이 존재한다.”

이 연구의 데이터는 스마트폰이 없어도 이런 유혹이 승리할 때가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이런 다른 활동들은 저녁에 인공 불빛 앞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몸에 해롭지는 않다고 덧붙인다. 인공 빛은 신체 주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마을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낼 만큼의 정보를 모으지는 않았으나, 샘슨은 이번 연구는 낮 동안(그리고 특히 밤에) 인공 불빛에 덜 노출된 사람들이 건강이 더 좋은지를 살피는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한다.

테크놀로지가 없는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을 연구하여 얻은 결과의 핵심은 꾸준한 패턴이 있는 생활이 낮잠을 자거나 밤에 잘 못잔다 해도 생체 주기 리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샘슨은 말했다.

즉 기상, 취침, 식사, 가장 활동적인 일들을 매일 같은 시간에 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실외로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부정적인 효과를 감쇄할 수 있다고 샘슨은 말한다.

“기후와 빛이 통제되는 편안한 실내에 하루 종일 숨어 있어선 안 된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

People Who Live Without Screens Don’t Sleep Any Better Than The Rest Of U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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