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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금옥 창업주가 남긴 마지막 유언 '미원 깡통 외상 전표를 태워라'

  • 박세회
  • 입력 2017.03.01 12:47
  • 수정 2017.03.01 12:50

서울시청 신청사 뒤 중구 다동 먹자골목엔 '용금옥'이라는 오래된 서울식 추탕(鰍湯) 집이 있다. 신석승 홍기녀 부부가 1932년 창업해 85년 동안 성업 중이다.

1973년 서울에서 열린 남북조절위 제3차 회의에 참석한 북한대표단의 박성철 부주석이 남한대표단에 "용금옥은 아직 잘 있습니까?"라고 물은 일화는 유명하다.

김일성의 친동생 김영주도 해방 후 서울을 찾아 용금옥에서 항일투쟁 동료였다는 남한의 이용상을 만나 추탕에 술을 마시며 엉엉 울었다고도 한다. 이용상은 1991년 '용금옥 시대'라는 책을 펴냈다. 남북 화해시기 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이틀 연속 용금옥에서 추탕을 먹은 일화도 회자된다.

창업주 신석승씨는 죽기 전 "미원 깡통에 보관된 외상 전표를 모두 태워버리라"는 유언을 남겨 단골들을 감동시켰다. 외상 전표가 불태워지는 장면은 지금은 70세가 훌쩍 넘은 이집 셋째 며느리 한정자씨가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이처럼 깊은 이야기와 역사를 간직한 서울의 노포(老鋪)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을 관광콘텐츠로 육성된다.

서울시는 '2017 노포 등 관광콘텐츠 제작계획'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소재 40년 이상 된 가게가 발굴 대상으로 우선 4~8월 25개 자치구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노포 발굴작업에 착수한다.

올해 안에 요식업(식당, 다방, 빵집, 포장마차, 분식 등) 전통공예(그릇, 장신구 등 각종 수공품) 패션(양복점, 갤러리 등) 생활문화(동네책방, 이발소, 방앗간 등) 등 4개 업종에서 총 50개 노포를 발굴할 계획이다.

김가영 관광정보팀장은 "이번 사업은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에 대비해 노포를 하나의 관광콘텐츠로 개발하는 것"이라며 "최종 선전된 노포의 스토리나 위치, 주변 관광정보들을 엮어서 국내·외 온라인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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