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치적 견해가 완전 반대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 김도훈
  • 입력 2017.02.28 13:00
  • 수정 2017.02.28 13:01

도널드 트럼프 취임 후 불과 2주가 지난 뒤, 선거 결과 때문에 이혼한 첫 사례(적어도 바이럴 된 사례로는)가 뉴스로 보도되었다.

러이터스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주의 게일 맥코믹(73세)는 22년 동안 함께 했던 남편이 트럼프를 찍기로 했다고 말한 뒤 이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은 투표지에 전 하원 의장 뉴트 깅리치의 이름을 쓰긴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내 입장을 주장해야 하는 입장에 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여생 동안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이 이야기는 정치적으로 의견이 다를 때 사랑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데이터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에 의하면 기혼 가정 중 30%는 맥코믹 부부처럼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한다고 한다.

그런 부부들이 선거 전에 싸우지 않았다 할지라도, 매일 새로운 행정명령, 내각 임명자, 감정적인 대통령 트윗이 쏟아지는 지금은 싸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가 정치적으로 의견이 다르다면 기분이 상하기가 쉽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부부가 맥코믹 부부와 같은 운명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해 동안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져왔던 부부들이 조언을 보내왔다.

룰 #1: 배우자를 상대 정당 후보의 대리인으로 보지 말라.

매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의 포사이스 연구소에서 어린이 봉사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좌파 성향 치과 의사 케리 머과이어는 하바드 의대의 혈액학자인 우파 성향의 토마스 스토셀 교수와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 동안 머과이어는 공화당 지도자들의 시각과 남편의 시각을 혼동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톰은 둘 다 공화당원이라는 것 말고는 도널드 트럼프와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가끔씩 트럼프에 대한 불만을 톰에게 쏟은 적이 있다. 그건 공평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면 그가 방어적인 반응을 보인다 해도 놀랍지는 않은 일이다. 그럴 때 나는 가끔 그걸 톰이 트럼프와 동조한다는 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1월의 여성 행진 등 긴장이 고조되는 행사가 열리면 이들 부부 사이의 감정 역시 격해지곤 했다. 머과이어 때문에 토론이 격해질 경우, 머과이어는 자신 탓임을 인정한다.

“여성 행진에 대한 그의 반응은 ‘저 사람들은 투표 안 했나?’였다. 나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평행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때 나는 내가 싸움을 일으킨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룰 #2: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라.

한편 스토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자신보다는 아내를 훨씬 더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을 안다. 서로를 돕는 배우자라면 다 그렇듯, 그는 새 행정명령 때문에 아내가 불안해 하거나 켈리앤 콘웨이가 ‘거짓 뉴스’라고 주장할 때면 아내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켈리는 가끔 그에 대해 불평하는데, 난 그건 괜찮다. 그녀와 결혼한 뒤의 20년 이상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고, 정치적 의견이 서로 다르다 해서 그녀에 대한 나의 애정이 식을 수란 없다.”

룰 #3: 이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라.

그들은 대선 전이라면 ‘도널드 트럼프가 내 결혼을 망치고 있다’는 영상에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욕 지의 컬럼니스트 맨디 스태트밀러와 트럼프를 지지하는 그녀의 남편 코미디언 팻 딕슨은 지금도 결혼한 상태다.

트럼프에 대한 논쟁에서 이기는 게 부부로서의 성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두 사람 모두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의견이 다를 경우, 미국의 미래는 우리의 작은 첼시 아파트에서 벌이는 작은 논쟁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는 있다.”

“열띤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절대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다면 어려움, 의견 충돌, 역경은 좋은 부부를 더 강하게 성장시키고, 공감과 민감함을 더 키울 수 있다.” 스태트밀러의 말이다.

룰 #4: 정치를 침대까지 가져가지 말라.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에 사는 좌파 변호사 앨리샤 챈들러는 보수적이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남편과 대선을 네 번 함께 했다. 그 동안 그들은 선거 유세 슬로건을 마당에 놓지 않아야 한다는 걸 배웠고(그녀는 2016년 선거 전에 블로그에 “우리의 불화를 온 동네에 알릴 필요는 없다.”고 농담했다) 잠들기 전에 정치나 충격적 세계 뉴스를 이야기하는 걸 피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로에게 안전지대를 주어야 한다.”

결혼을 지키기 위해 챈들러는 침대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보지 않으려 한다.

“소셜 미디어를 보면 나는 그 날 그 날의 정치적 위기에 대해 열띤 대화를 나누는 나쁜 버릇이 있다. 내 뇌는 이미 하루를 마치고 작동을 끝낸 뒤이기 때문에 아주 좋지 않다. 나는 지적 수준의 어떤 논쟁에서도 질 확률이 높고, 하루를 부정적으로 끝내게 된다.”

배우자와 그 날의 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챈들러는 정치 관련 대화를 하지 않는 시간을 정해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룰 #5: 두 사람이 공유하는 핵심 가치를 인식하라.

미카 레이도프는 의회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보수적이다. 남편은 진보 성향이다. 두 사람 사이의 차이가 크다고 느껴질 때면 그녀는 궁극적으로는 두 사람의 신념체계가 같다는 걸 상기한다.

“중요한 여러 국내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지 몰라도, 우리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정치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싸우지 않는다. 우리를 사랑하는 신에 대한 우리 공통의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것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핵심적 신념에 대해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그걸 실천하며 매일 살아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

룰 #6: 상대편의 말을 듣는 경험을 귀하게 여겨라.

양당 지지파가 극단적으로 갈린 지금,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 믿음과 편견을 강화하는 매체 기사를 본다. 당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 결혼 생활을 하면 상대편의 의견과 그들이 이야기하는 최신 요점을 고려해 보게 된다고 미네소타의 블로거 줄리아 아놀드는 말한다. 그녀는 보수 성향의 남편과 9년째 살고 있어서 가끔 폭스 뉴스를 봐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 매체가 편향되어 있다고 믿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여러 매체들을 접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로는 다양한 매체를 보고 읽는 것은 해가 아닌 도움을 준다.”

아놀드는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스스로의 믿음을 살펴야 하게 되며, 때로는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관계 때문에 나는 마음을 보다 열게 되었고 남을 덜 재단하게 되었다. 내 남편도 같은 생각이길 바란다. 우리의 결혼은 내가 하나 이상의 렌즈로 세상을 보게 만들었고, 그럴 기회를 얻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To Love Someone With Opposite Political View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관계 #연인 #부부 #라이프스타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