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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년 전, 중동의 왕들은 황금을 주고 받았다

기원전 14세기, 지금으로부터 3300여 년 전 중동과 근동 지방에서 각 통치자간 교류가 활발했다. 특히 각 나라들은 이집트와 무역을 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집트 세력은 강력했고, 무엇보다 누비아 광산 덕분에 금을 많이 보유했다. 각국의 왕들은 이집트 왕에게 황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나라에서는 황금이 먼지와 같다지.” 그리고 이집트 왕은 그 요청에 따라 황금을 보내주곤 했다. 하지만 막상 각국 왕이 받아본 것은 꼭 황금만은 아니었다. 먼 옛날 이곳에서 활발하게 교류하며 벌어졌던 일들을 살펴보자.

1. 황금을 보내주었는데 바빌론 왕은 은을 받았다.

“…. 황금이 항상 황금은 아니었다. 특히 바빌론 왕의 불평을 들어보면 그렇다. 카다쉬만 엔릴이 아멘호텝 3세에게 보낸 편지 중에 이런 문구가 있다. “그대가 나에게 선물로 보내준 것이, 그것도 6년 만에 황금 30미나스(minas)를 보내주었는데, 보기에 은과 같구만.” …. “나의 형제(이집트의 왕)가 지난번에 나에게 보내준 황금을 점검하지 않았음이 틀림 없네. 황금 40미나스를 녹여보았더니 실제로 나온 황금은 맹세컨대 10미나스에도 못 미쳤네.” (책 ‘고대 지중해 세계사’, 에릭 클라인 저)

이집트 왕에게 황금을 받은 바빌론 왕들은 그것을 녹였다. 바빌론 왕이 자신이 가지려고 금을 달라고 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을 녹여 기술공, 건축가 또는 중요한 인물에게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녹여보니 금이 아닌 은 같았다고 하니 기가 막혔을 듯하다. 원래 이야기했던 중량과 턱없이 부족한 금이 오기도 했고, 심지어 녹여 보았을 때 그냥 재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2. 배달 사고의 확률이 높았다.

“…. 이집타의 왕들이 스스로 보내는 것이 실제로 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도 궁금할 것이다. 만약 고의로 그것을 보냈거나 혹은 가는 도중에 정직하지 못한 상인이나 외교관들에 의해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되었을 수도 있다. …. 앞에서 언급된 금 40미나스의 경우 후자를 의심했던 것 같다. 그는 아케나켄에게 불편한 상황을 벗어날 외교적 방법을 제안했다. “나의 형제가 나에게 황금을 보낼 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안 될 것이다.”(책 ‘고대 지중해 세계사’, 에릭 클라인 저)

바빌론 왕은 이집트 왕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중간에 배달을 하던 상인이나 외교관들을 의심했다. 그래서 친절히 황금을 보내는 방법을 일러준다. 직접 황금인지 이집트 왕이 확인한 후 봉인하여 자신(바빌론 왕)에게 보내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문제는 여전히 있었다. 왕들 사이의 선물을 운반하던 행렬이 종종 도덕들에게 약탈도 당했다. 심지어 누구에게 털렸는지조차 알 때가 있었다. 왕의 힘이 구석구석 미치지 않고 영토가 넓었음을 알 수 있다.

3. 물건만 오간 것은 아니다. 심지어 선물로 사람도 오갔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청동기 시대 후기 근동 지역 통치자들 사이에 주고받았던 선물 중에는 물리학자, 조각가, 석공, 기술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여러 왕실 사이에서 서로 교차 파견되었다. 만약 동일한 건축가나 조각가 혹은 석공들이 여러 지역에서 작업을 했었다면, 이집트, 아나톨리아, 가나안, 그리고 심지어 에게해의 건축 양식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 발굴된 증거들은 모두 기원전 17세기부터 아마도 기원전 13세기까지 에게 해 지역 기술자들이 이집트와 근동 지역에서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책 ‘고대 지중해 세계사’, 에릭 클라인 저)

예술을 통해 각국 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현대의 풍조만은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다. 특히 근동 지역 통치자들은 선물로 예술가, 과학자를 주고 받았다. 하긴 건축물 같은 경우 직접 받을 수 없으니, 그것을 설계하고 지을 수 있는 인재를 받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보이긴 한다. 그 덕에 지중해 근처 여러 지역에서 발굴된 벽화, 그림 등이 비슷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같은 사람 혹은 같은 스승을 둔 문하생 출신이 작업을 했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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