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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가슴 노출만 처벌하는 것은 성차별" 역사적 판결이 나왔다

"남성은 그대로 두고, 여성의 '가슴 노출'만 처벌하는 것은 성차별적이다"

미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에서 '여성의 가슴'에 대한 역사적인 판결이 나왔다.

일단 포트 콜린스가 2015년 11월부터 시행한 조례의 내용을 보자.

이 조례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노출했을 때 △여성이 사적인 공간에서 가슴을 노출했더라도 외부의 공공장소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때 '최대 2650달러'(약 300만 원) 또는 '180일 동안 감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자유로운 것은 '모유 수유하는 엄마' 그리고 '10살 이하 소녀'뿐이다.

성 평등을 주장하는 콜로라도 주민단체인 'Free the Nipple'는 해당 조례가 "유독 여성의 가슴만 처벌하겠다는 것은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하며 2016년 5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연방 판사 R.Brooke Jackson은 22일 해당 단체의 가처분을 받아들이며 조례 중단을 명령했다.

판결을 들어보자.

"이 조례는 여성에 대한 차별입니다.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노출하는 것, 그리고 외부 공공장소에서 보일 수 있다고 해서 사적 공간에서의 가슴 노출을 처벌하는 것은..여성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가슴 노출'이 반드시 '성애화된 행동'일 것이라고 전제하는 관념에 기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자들의 가슴은 이런 취급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조례는 '여성의 가슴은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는 잘못된 사회적 고정관념을 영속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판사는 해당 조례가 여성으로 하여금 '반드시' 가슴을 가리도록 함으로써 도리어 가슴을 '주목받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가슴 노출은 '위험한 행동' 또는 '무질서한 행동'으로 인식됩니다. 르네상스 시절 그림부터 현대의 빅토리아 시크릿 속옷 광고까지.. 사회는 마치 여성의 가슴이 '성기'나 마찬가지인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형성시켜 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여성들로 하여금 몸을 가리도록 함으로써, 사회가 여성의 가슴 노출을 주목받아야 하는 무언가로 만들어버렸다는 점입니다."

판사는 특히 포트 콜린스시 측이 "여성의 가슴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의 그 어떤 의미 있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가슴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매우 어리지만, 모유 수유를 하면서 아이들은 여성의 벌거벗은 가슴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러한 행위로 인해 아이들이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공공장소 모유 수유'는 콜로라도주 법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포트 콜린스 대변인은 최종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유사 법률의 타당성을 인정한 다른 판례들에도 불구하고, 판사는 해당 조례가 용납할 수 없는 성 고정관념에 기인하고 있으며 성차별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우리는 판결을 검토 중이며, 우리의 법/정책/집행인들은 판결에 따라 추후 조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원고 측인 'Free the Nipple'의 Brit Hoagland는 남성들이 계속 누려왔던 특권 중 하나를 여성에게도 부여한 이번 가처분 결과에 대해 "역사적인 승리"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Coloradan에 "정말 다행"이라며 "명백히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 허핑턴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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