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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취임 4주년, '핵심 실세'들은 구속되거나 쫓겨나거나 제 발로 뛰쳐나갔다

  • 허완
  • 입력 2017.02.25 13:19
ⓒ한겨레/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정부 출범 4년. 정권 출범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던 핵심 실세들은 모두 권력의 무대에서 초라하게 사라졌다.

일부는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고, 일부는 '분열의 주범'으로 찍혀 여의도 정치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전멸'에 가까울 정도로 구속되거나 수사대상에 올라 혹독한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왕실장',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며 권부의 최고 핵심에 있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한 갈래로 불거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로 불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운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 전 장관은 인수위 대변인을 거쳐 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을 역임하며 그야말로 '꽃길'을 걸었지만 김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

또 '왕수석'으로 불리며 한 때 박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정책 문제 등을 상의할 수 있는 핵심 참모로 꼽힌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이제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전락해 수의를 입게 됐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현 정부 핵심인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구속을 면했다. 특검이 우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재임 기간 내내 인사검증 실패 논란, 가족회사에 대한 횡령·배임 의혹, 아들의 의무경찰 보직 특혜 의혹 등에 휘말렸고, 이번에는 '법꾸라지'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되 4억3천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8년 동안 박 대통령을 지킨 '문고리 3인방'도 공중 분해됐다.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최순실 쓰나미로 구속 기소됐고,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박 대통령 곁을 떠났다.

다만 특검에서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에 대해서 수사계획이 없다고 밝혀, 이들은 특검 수사를 비켜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당 내 친박근혜계(친박계) 핵심 인사들도 사실상 초토화됐다.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홍보수석 비서관 등을 거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쫓겨나듯 대표에서 물러나고 자진 탈당을 했다.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은 '분열의 주범'으로 몰려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첫해 집권여당 원내대표에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최경환 의원은 이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취업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로 전락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과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조응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김종인 의원도 지난해 1월 민주당에 입당했고, 지난 4·11 총선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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