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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이 비판적 언론을 브리핑에서 제외시키다

  • 허완
  • 입력 2017.02.25 07:14
  • 수정 2017.02.25 07:42
WASHINGTON, DC - FEBRUARY 23: White House Press Secretary Sean Spicer holds the daily briefing February 23, 2017 i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Spicer addressed U.S. President Donald Trump's recent action on transgender bathroom in public schools. (Photo by Aaron P. Bernstein/Getty Images)
WASHINGTON, DC - FEBRUARY 23: White House Press Secretary Sean Spicer holds the daily briefing February 23, 2017 i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Spicer addressed U.S. President Donald Trump's recent action on transgender bathroom in public schools. (Photo by Aaron P. Bernstein/Getty Images) ⓒAaron P. Bernstein via Getty Images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을 비공식 브리핑에서 제외하는 일이 벌어졌다. '역사상 찾아볼 수 없던', 언론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다.

24일(현지시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장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서 방송사 카메라가 촬영하지 않는 '프레스 개글'(press gaggle·비공식 브리핑)을 하면서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LA타임스, BBC, 더 힐, 폴리티코 등 상당수 주류 언론사를 제외했다. 허핑턴포스트 역시 참석을 거부당했다.

이날 참석을 불허 당한 언론사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는 ABC, CBS, NBC, 폭스 등 주요 방송사와 로이터 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참석했으며, 참석이 허용됐던 AP 통신과 시사주간지 타임 등은 백악관의 조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브리핑을 보이콧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했던 월스트리트저널도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았더라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며, 향후 그런 식의 브리핑이 열릴 경우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들 매체의 취재를 불허하는 대신 극우성향의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비롯해 워싱턴타임스,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 등 일부 보수 매체들을 비공식 브리핑에 참여시켰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스티븐 배넌이 창업한 인터넷 매체로, 현재 이른바 '대안 우파'(alt-right)라는 새로운 극우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리디아 폴그린은 백악관의 조치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명백한 공공의 이익이 걸린 문제들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 모든 자격을 갖춘 언론사를 포함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백악관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장 딘 베케이는 "오랫동안 백악관에서 여러 정당의 여러 정부들을 취재해왔지만 이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며 "뉴욕타임스와 다른 언론들을 배제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조치는 전례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리티코 편집장 존 해리스 역시 "백악관 브리핑에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 기자단의 제프 메이슨 간사(로이터)도 성명을 내고 "기자단은 백악관의 오늘 '개글'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기자단 차원에서 공식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 참석이 허용됐던 폭스뉴스의 정치 담당 앵커 브렛 바이어 역시 백악관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며 "오바마 정부가 우리를 비공식 브리핑에서 배제하려고 했을 때 CNN과 뉴욕타임스 구성원들이 폭스뉴스와 함께 이에 맞서 저항했다. 백악관 비공식 브리핑은 모든 자격 있는 언론사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 뉴스', '미국인의 적'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우리가 지금 가짜 뉴스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들은 가짜고 허위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내가 며칠 전에 가짜 뉴스들을 '국민의 적'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들은 그렇다. 국민의 적"이라면서 "왜냐면 그들은 구체적인 출처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얘기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도 트럼프 캠프 측은 여러 언론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취재를 거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지난 12월 백악관에서 언론사의 출입을 금지할 계획은 없다며 "그게 바로 민주주의와 독재의 차이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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