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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2160만 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 김도훈
  • 입력 2017.02.24 11:12
  • 수정 2017.02.24 11:13

아프리카 중부 지역 등에서 2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굶주림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유엔은 22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남수단, 소말리아, 예멘 등 4개국에서 2천만명 이상이 “파괴적인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미 비극에 직면해 있다. 기아가 ‘대재앙’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강력하고 시급한 대응”을 호소했다. 그는 “바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기근 사태가 다른 지역과 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남수단 북부 루브쿠아이 마을에서 엄마들이 유니세프 신속대응팀이 운영하는 이동병원에서 자녀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구호식량을 받아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아 위기는 남수단이 가장 심각하다. 지난 20일 유엔은 남수단 북부 2개 지역에 ‘기근’을 선포했다. 특정 지역에서 ‘전체 가구의 20% 이상이 식량을 구하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고, 영양실조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으며, 인구 1만명당 기아 사망자가 하루 2명 이상’일 경우, 유엔은 해당 지역을 ‘기근’(famine)으로 규정한다.

이번 남수단 기근 선포는 2011년 소말리아 기근 이후 6년 만이며, 최근 25년 새 두번째다. 남수단은 2013년 12월 군부 쿠데타로 내전이 시작돼 지금까지 수만명이 목숨을 잃고 대량 난민 사태가 발생한데다 기근까지 겹쳐 최악의 위기다. 집단 학살과 성폭행 등 전쟁범죄 수준의 인권침해와 800%가 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수백만명이 고통받고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재앙을 막기 위해선 3월 말까지 44억달러(약 5조원)의 긴급구호자금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모금액은 9천만달러에 불과하다”며 회원국들의 적극적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수백만명의 생명이 우리의 집단적 행동 능력에 달려 있다. 풍족한 세계에서 뒷짐과 무관심은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 남서부 바이다보 지역에 있는 이재민 피난센터에서 유니세프의 지역보건 활동가가 한 어린이의 팔 둘레를 측정하고 있다.

유엔본부는 현재 예멘 830만명, 남수단 580만명, 소말리아 550만명, 나이지리아 북부 200만명 등 모두 2160만명을 긴급구호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21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도 “이들 4개국에서 140만명의 어린이들이 죽음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사무국장은 “심각한 영양실조와 기근은 인간이 만든 재앙으로,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생명을 구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2011년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에서 벌어진 기근의 비극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남수단 북부 루브쿠아이 마을에서 세계식량계획(WFP) 신속대응팀의 헬기가 이륙하는 근처를 지나고 있다.

이들 4개국은 모두 장기간 내전으로 공동체가 파괴된데다, 최근 몇년 새 극심한 가뭄 탓에 작황까지 나빠진 공통점이 있다. 정파·종파 분쟁이라는 인재에 자연재해까지 덮친 최악의 상황이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모든 나라들이 인도주의적 지원, 분쟁 당사자들에 대한 정치적 압력, 기금 지원 등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스티븐 오브라이언 국장,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저스틴 포사이스 유니세프 사무차장 등 유엔 기구 수장들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어서린 커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화상 회의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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