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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 던진 '선의'의 서브를 문재인이 '분노'로 받아치며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7.02.21 07:27
  • 수정 2017.02.21 12:33

[업데이트 : 2월 21일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안희정 지사가 지난 19일 던진 '선의' 발언이 서브가 되어 문재인 대표와 숨막히는 공방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부산대학교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다.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설립 의도도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연히 기자들은 문 전 대표의 반응이 궁금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일 한국경제에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는다”면서도 “다만 안 지사의 말 속에 분노가 담겨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하게 돌아온 '분노 없다'는 리턴에 안희정 지사는 좀 더 세게 나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같은 날(20일) 오후 캠프 사무실을 방문한 안 지사는 "제 워딩을 생각해보면 계산한 말도 아니고 실수도 아니다. 제 마음속에 있는 말"이라며 아래와 같이 받아쳤다.

"제가 모셨던 분들이 떨어져서 죽고 나서 들었던 심정."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나서 제 마음이 편향돼 가는 것 아닐까 스스로 경계했다. 그런데 저는 편향에 빠져있지 않다."

"문 전 대표가 정확하게 말했다. 제가 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턴가 버릇이 됐다. 광화문 광장에 있을 때는 저도 열을 받지만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에게는 그 분노라는 감정이 너무 조심스럽다."

"지도자로서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사람들에게) 피바람이 나느냐." - 연합뉴스(2월 20일)

문 전 대표가 던진 'No분노' 비판에 '분노는 피바람'이라 받아친 격이다.

문 전 대표는 이 발언을 곧바로 21일 오전에 또다시 받아쳤다. 문 전 대표는 우편업무 체험차 서울 용산우체국을 찾은 자리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지금 우리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다.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심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나."

"국민들은 적폐청산, 국가대개혁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정말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그것을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기득권 세력과 적절히 손잡고 타협하는 방식으로 해결 어렵다."-뉴시스(2월 21일)

다만 문 전 대표는 이 공방을 조심스레 접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안 지사도 생각이 다르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지사는 19일 '선의' 발언이 국정농단 사태를 옹호한 것처럼 보도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아래와 같이 해명한 바 있다.

1.

저는 오늘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안희정의 즉문즉답' 행사를 통해 부산, 경남분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에겐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저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해서 그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2.

사람들은 자신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선의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고, 늘 강조했던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제가 누구 조롱하려 하는 말 아니다.”는 비유와 반어에 오늘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

3.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저의 진의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원칙을 고수하면서 촛불 민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또한 안희정은 21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정치를 하려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고수하면서도 그 예로 국정농단 사태를 든 것은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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