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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박근혜 인수위 시절부터 고위급 인사후보자들의 인물평을 수집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인 2013년 1월 말, 대법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후보군 19명을 자체적으로 분류한 뒤 이들의 인사평을 수집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인사자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기에 최씨의 측근 법조인이 작성한 것으로, 여기에 등장한 5명은 실제 박근혜 정부에서 대법관 및 해당 기관 수장에 임명됐다. 임명 과정에 최씨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측근 법조인이 “후보군 인물들의 평가를 (당선자에게) 전해드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조직 내 평가를 다시 전해드리겠다”고 보고한 점에 비춰볼 때 관련 자료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정기관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근 최씨의 측근 변호인으로 알려진 맹준호(53·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의 사무실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2013년 1월29일 작성된 사법부 및 3대 사정기관 최고위직 후보군 인사평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4 3장 분량의 자료에는 맹 변호사가 후보군으로 자체 분류한 인사들의 사법연수원 기수, 행정고시·경찰대·간부후보 여부, 출신 지역, 조직 내 평가, 주요 보직 경험 유무, 정권 충성도, 이명박 정부 및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박근혜 정부 추진 정책과의 적합성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고 한다.

맹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대법관 후보 1명, 검찰총장 후보 8명, 국세청장 후보 5명, 경찰청장 후보 5명을 후보군에 올렸다고 한다.

특히 유일하게 ‘단수 추천’한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는 “당선자 성품과 비슷하다. 사법연수원 은사로 주변 모든 평가가 대법관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평가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유력한 경쟁자로 알려진 경쟁자를 제치고 대법관에 임명제청됐는데, 법조계에서는 “뜻밖”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맹 변호사는 오랜 기간 최씨 일가의 소송을 도맡아온 ‘집사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맹 변호사 사무실에선 독일 도피 중이던 최씨의 부탁으로 대여금고에서 찾아둔 10억원짜리 수표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30일 귀국한 최씨가 은신했던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함께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맹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최씨가 식사 자리에서 당선인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좋은 사람 없냐’고 해서 인터넷 검색 내용 등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뿐이다. 최씨에게 실제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컴퓨터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작성 중이던 ‘행정부 조직도 및 인선안’, ‘국가정보원장 및 국정원 기조실장 인선안’, ‘13개 부처 차관 인선안’, ‘검찰총장 등 24개 외청장 인선안’ 등 초대 행정부 고위직 인선안 자료가 대거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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