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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980년대를 알 수 있는 만화책 3권

지금의 2,30대에게 1980년대는 생소하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태어났어도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민주화, 서울올림픽, 3저 호황 같이 교과서에서 배운 몇 개의 키워드 정도가 80년대 하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런 키워드만으로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사연이 전달되지 못한다. 당시 사람들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3편의 만화책을 골라 보았다. '응답하라 1988'로만 채워지지 않는 80년대의 기억들이다.

1. 간판스타

만화가 이희재의 초기 단편 모음집 '간판스타'는 80년대를 다룬 당시 만화책 중 간판스타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청소부, 목수, 호스티스부터 막내딸까지. 흔히 주변부라 불리는 사람들을 전면에 등장시킨 작품인데 이들을 이야기에 써먹었다기보다 진정으로 이해했다는 느낌을 준다. 치밀하게 그려낸 캐릭터 묘사와 말맛, 배경을 통해 80년대의 생활상을 가늠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책 '간판스타', 이희재 저)

2. 부자의 그림 일기

'부자의 그림 일기'는 80년대 사람들이 가졌던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분단, 빈곤, 광주의 진실에 대한 증언 등이 막 터져 나오던 시절, 이를 기록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예술적 감각이 만났을 때 이룰 수 있는 한 절정을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실향민을 그리거나,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월북한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만화로 그려내는 미학적인 시도가 뒤섞여 있다는 사실이 그 한 예다. 작품에 전체적으로 깔려 있는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80년대의 시대적 기운을 읽을 수 있다. (책 '부자의 그림 일기', 오세영 저)

3. 100℃

80년대의 가장 빛나는 성취 중 하나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잊기 쉬운 사실은, 그 주역들이 스무 살에서 스물 대여섯 살의 청년들이었단 점이다. 100℃는 단순한 민주화의 역사를 읊는 대신 스무 살의 이야기를 한다. 80년대의 스무 살이 지금의 스무 살과 무엇이 같고 다른지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만화로서도 100℃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만화를 통해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알 수 있음을 이상 3권의 책이 보여준다. (책 '100℃', 최규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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