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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정남-김정일' 비선 라인 의혹의 자세한 실체

  • 박세회
  • 입력 2017.02.15 09:41
  • 수정 2017.02.15 11:13

주간경향은 지난 11일 오늘(14일) 피살 보도된 김정남이 박근혜와 김정일을 잇는 비선이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로 있었던 '유럽코리아재단'이 김정일과 비선 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건 비밀이 아니었다. 이번에 '주간 경향'이 밝힌 건 그 비선 라인이 김정일에게까지 닿는 물리적 전달 과정 중에 김정남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주간경향이 그간 취재해 온 방대한 내용을 김정남의 비선 의혹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주간경향은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한바 박근혜 대통령은 유럽 코리아재단에 2002년 4월 25일 이사로 취임하여 계속 중임을 거듭하다가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10일 퇴임했다고 전했다.

주간경향은 지난해 10월 초 유럽코리아재단의 대북접촉 활동과 관련된 102기가가량, 수천 개 분량의 파일이 들어 있는 하드디스크를 입수했으며, 해당 자료의 작성 기간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로 있던 시기와 겹친다고 보도했다.

그 가운데는 2005년 7월 13일 박근혜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래는 이 편지의 전문이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2005년 7월 13일 - 주간경향(2016년 12월 27일)

문제는 이러한 편지가 과연 정말 전달 되었는가, 그렇다면 어떤 경로로 김정일에게 전달되었는가이다.

주간경향은 지난 2월 11일 온라인 판에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핵심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의 직함으로 아래와 같은 경로로 김정일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친서 (USB와 출력물 형태) -> 유럽코리아재단 소장 장 자크 그로하 -> 베이징에서 김정남에게 전달 ->장성택 라인을 통해 김정일에게 전달

“김정일에게 보낸 박근혜 친서는 유럽코리아재단 소장이었던 장 자크 그로하가 USB와 출력물 형태로 들고 중국 베이징에 가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만나 전달했다. 편지는 김정남의 고모부 장성택 라인을 통해 김정일에게 보고 된 것으로 안다.” -전 유럽코리아재단 핵심 관계자/주간경향/경향신문(2월 11일)

<주간경향>은 또한 입수한 하드디스크들을 분석하던 중 김정남이 유럽코리아재단과 장성택을 이어주는 비선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주간경향이 입수했다는 자료는 2005년 9월 17일부터 2006년 3월 31일까지 총 22회 오간 메일로, 이 중 2005년 12월 1일을 전후해 김정남이 유럽코리아재단 측에 고모부의 옷을 한 벌 맞춰 달라 청탁한 메일을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김정남이 유럽코리아재단에]

“명년 2월 23일이 고모부 회갑이다. 한복을 지어드리고 싶다”

-김정남의 고모부는 북에서 처형당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다.

[유럽코리아재단이 김정남에게]

"옷감, 재질, 체형 등 구체적 수치가 필요하다.”

"장 자크 그로하를 통해 치수 재는 법 등의 설명이 들어 있는 그림을 보내겠다."

"가격대는 전주지방에서 옷을 잘 짓는 집의 최고급 가격이 미화 2400달러이며, 서울의 유명디자이너에게 부탁할 경우 5000달러 이상은 가져야 할 것 같다."

[김정남이 유럽코리아재단에]

“고모부님 체중과 키를 인차 알려드리겠다”

“고모부님 얼굴색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대로입니다. 너무 하얀 편은 아니죠?”

“그렇다고 가수 김건모씨처럼 시커멓지도 않으시다” -주간경향 기사 재구성(2월 11일)

다시, 아래는 주간경향이 주장한 '박근혜-김정일' 비선 라인이다.

박근혜 친서 (USB와 출력물 형태) -> 유럽코리아재단 소장 장 자크 그로하 -> 베이징에서 김정남에게 전달 ->장성택 라인을 통해 김정일에게 전달

주간경향은 유럽코리아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던 장 자크 그로하 씨는 프랑스 인으로 한국 국적이 아니므로 당국에 북한 주민과 접촉할 때 신고해야 하는 남북교류협력법상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이 재단의 이사로 있던 시기에 니혼게이자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일과 연락을 하려면 할 수 있다"고 밝혔던 점 역시 이런 비선 라인의 실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아래는 2004년 동아일보가 니혼게이자신문의 인터뷰를 인용한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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