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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서 극도로 유독한 오염 물질이 발견됐다

독성물질 수치가 심각하게 높게 나타난 심해 갑각류 Hirondellea gigas

사람과 접촉이 없는 태평양 심해의 바다 생물이 중국의 오염된 강에서 잡은 게보다 독성물질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10㎞ 해저에서 로봇 잠수정으로 갑각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중국의 오염된 강에서 채취한 게보다 독성물질 오염 수치가 50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지구 위 모든 곳이 오염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리아나 해구 심해 4,947미터 지점에서 발견된 스팸 통조림 캔

'지구 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는 인간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해 달의 표면보다 더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연구를 주도한 앨런 제이미슨 교수는 "이런 깊은 바다는 자연 그대로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환경오염 실태의 책임을 인류에 돌렸다.

제이미슨 교수는 "지구 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며 접근도 어려운 서식지에서조차 이렇게 믿을 수 없을 수준의 오염물질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인간이 지구에 얼마나 오랜 기간 손상을 가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심해에서 채취한 갑각류에서 발견된 독성물질은 1970년대 후반 사용이 금지된 소위 '잔성유기오염물질'(POP)로 나타났다. 냉각수와 단열물질에 사용되던 POP는 자연적으로 융해되지 않고 계속 남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북극해 연안에 사는 이누이트 족과 서유럽의 범고래, 돌고래에서도 이 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다.

연구팀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생태학-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한 논문에서 죽은 동물과 플라스틱 조각을 오염 매개로 지목했다.

POP는 체내에서 지방에 축적돼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포식자로 전해지는데 바다로 휩쓸린 죽은 동물을 통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POP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들러붙어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

제이미슨 교수는 "해구 같은 심해에는 썩은 고기를 먹는 단각류들이 사는데 이런 유기물이 조금만 있어도 심해에 사는 생물들이 몰려들어 먹어치운다"고 말했다.

제이미슨 교수는 또 POP가 검출된 사실이 아니라 이렇게 밀도가 높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POP에 오염된 물질이 해구에 떨어지면 더는 갈 곳이 없다 보니 이렇게 오염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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