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가 여성을 위하는 지도자를 만나 자신도 여성을 위하는 척하다

Canadian Prime Minister Justin Trudeau (R) is greeted by U.S. President Donald Trump prior to holdiing talks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February 13, 2017. REUTERS/Carlos Barria
Canadian Prime Minister Justin Trudeau (R) is greeted by U.S. President Donald Trump prior to holdiing talks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February 13, 2017. REUTERS/Carlos Barria ⓒCarlos Barria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월요일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만나 직장에서의 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이슈에 대한 두 지도자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트뤼도는 여성은 소수가 아니며 강한 리더십 팀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부라는 걸 이해하는 진보적인 지도자이다. 그는 2015년에 취임한 뒤 의도적으로 내각을 남성 15명, 여성 15명으로 구성했다.

당시 한 기자는 젠더 균형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물었다. 트뤼도는 “2015년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쳇.”보다는 길었지만 더 매력적이었던 그의 대답은 곧 바이럴로 퍼져나갔다.

via GIPHY

한편 트럼프의 내각은 1980년으로 돌아간 듯하다. 22명의 지명자 중 여성은 4명이다. 대통령 승계 대상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사람은 2명뿐이다. 벳시 디보스는 교육부 장관 자격이 너무나 부족해,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할 뻔했다. 일레인 차오는 실제 경험이 있고, 교통장관으로 쉽게 뽑을 수 있었다. 차오는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인 미치 맥코널과 부부다.

트럼프는 자격 있는 여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고 아비바 위튼버그-콕스는 최근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 썼다. 그녀는 대기업의 젠더 평등을 돕는 컨설팅 기업을 운영한다.

월요일 회의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일하는 여성들의 큰 지지자인 것처럼 보이려 했다. 젠더 평등을 위한 일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립 서비스만 하는 ‘핑크워싱’의 새로운 끝을 보여준 셈이다.

“내 과거 삶을 두고 말할 수 있는데, 나는 여성 임원들을 아주 많이 두었다. 그들은 정말 경이적이고,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환상적이었다. 여성들은 우리 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트럼프가 말했다.

트럼프가 여성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으면 트럼프의 내각과 중추 세력만 보면 된다.

“트럼프가 정말로 여성이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걸 이해하는 개화된 지도자였다면, 백악관의 그의 팀에도 그게 반영되었을 것이다.” 위튼버그-콕스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트럼프의 소내각(국방장관, 국무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은 전부 백인 남성이다. 이런 상황은 로널드 레이건 이후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는 첫 임기에 여성 8명을 내각에 임명했다. 트럼프처럼 조지 W. 부시도 첫 임기 때는 여성을 4명만 지명했지만, 트럼프에 비해서 조금 더 고위직에 임명했다. 부시가 콜린 파월을 국무 장관으로 임명한 것도 내각의 다양성을 아주 조금은 높였다. 트럼프와 레이건은 내각에 흑인을 단 한 명 임명했다는 것도 똑같다. 둘 다 주택도시개발부장관으로 흑인을 골랐다.

위튼버그-콕스는 트럼프는 여성을 독립적 주체로 여기지 않으며, 전통적인 여성 역할인 지원하는 위치에만 배치하는 ‘뒤처진 지도자’로 분류했다.

대통령에게 가장 가까운 (혈연이 없는) 여성은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이라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위튼버그-콕스는 콘웨이는 “베이비시터/정신과 의사/조련사”와 같다고 말한다. 콘웨이는 국방이나 안보에 중심적인 역할이 아닌 지원 역할이다. 내각의 일원도 아니다.

미국 재계의 최상위층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 남성들이 지배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여성들은 외곽에 드문드문 존재한다.

여성이 인사팀, 법률팀, 다양성 및 포용팀을 맡는 것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핑크워싱을 한다. 중요한 역할을 맡은 여성이 부족한 월마트의 CEO는 이번 달에 백악관에 가서 직장에서의 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글로벌 경영진에 여성이 없는 아우디는 젠더 임금 평등에 대한 수퍼볼 광고를 냈다.

이런 일이 10~20년 전에는 지금보다 더 흔했으나, 여성이 있는 게 사업 결과가 좋다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이 많아져서 변화했다고 위튼버그-콕스는 말한다. 소비자 대다수가 여성인 기업이라면 여성을 채용하는 것이 실용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음, 이제 2017년이니까.

백악관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가 지명한 여성 내각 임명자들을 보라. 여성 두 명은 ‘외내각’이다. 디보스 교육장관은 대통령 계승 순위 15위다. 트럼프 정권에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사람 중 하나인 교통장관 차오는 계승 순위 13위다.

UN 대사 니키 헤일리는 계승 순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트럼프가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한 억만장자 린다 맥마흔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자리들 중 정권의 핵심 요직이거나, 안보와 경제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의 시급한 이슈를 다루는 자리는 없다.

월요일 원탁 회의에 트럼프의 여성 임명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자기 딸 이방카를 데려왔다. 이방카는 트럼프 정권의 모든 여성들을 대표하는 비공식 대변인이라도 된 것 같다. 자기 할 일만 맡아서 하는, 아빠를 돕는 딸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rump Pretends To Care About Women By Meeting With A Man Who Actually Do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도널드 트럼프 #쥐스탱 트뤼도 #여성 #미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