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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이재용의 영장을 재청구할지도 모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3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하기로 함에 따라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부회장 소환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로 따지면 25일 만이다.

이번 재소환 결정은 추가로 확인해야 할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직후 관련자들을 불러 보강 수사에 주력했다.

지난달 20∼21일에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불러 조사했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21일),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21일), 김신 삼성물산 사장(25일), 김종중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25일) 등을 줄줄이 소환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삼성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천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그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삼성SDI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했고 이 부회장은 매각 주식 일부를 사들였다.

특검은 관련 의혹을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지원한 거액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판단했다.

삼성이 최씨를 지원한 배경에 합병뿐 아니라 순환출자 문제 해결이라는 그룹 숙원 사업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이달 8일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소환조사한데 이어 10일에는 정재찬 공정위원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특검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이 부회장을 전격 재소환해 일각에선 구속영장 재청구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주 넘게 이어진 보강·추가 수사 과정에서 삼성과 최씨 사이에 오간 금품의 대가성을 입증할 단서와 물증을 추가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최씨를 이달 9일 불러 뇌물죄 의혹을 조사한 것에 영장 재청구를 위한 사전 작업 성격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법원이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소명 부족과 다툼의 여지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면서 '관련자 조사'를 언급한 것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영장이 재차 기각되면 특검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청구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을 조사한 후 영장 재청구를 판단하겠다"면서 "수사 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재청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현재 답보 상태인 대면조사, 청와대 압수수색 등 박 대통령 수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당시 로펌 등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양사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회의를 거쳐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삼성SDI는 이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를 자발적으로 처분한 것일 뿐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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