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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세상에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9년 당시 로드 아일랜드 주 뉴포트의 해군대학 교수였던 데이비드 카이저는 스티브 배넌이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백악관에 들어가 백악관의 수석전략가 겸 고문이 된 그 사람이다.

배넌은 세대 이론가 윌리엄 스트로스와 닐 하우의 작업에 기반해 만들고 있던 다큐멘터리에 카이저의 인터뷰를 넣고 싶어 했다. 스트로스와 하우에 대한 전문가인 카이저는 배넌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참가하기로 했다. 카이저는 당시 배넌이 있던 보수 활동가 단체 시티즌스 유나이티드의 워싱턴 본부로 갔다.

카이저는 배넌이 스트로스와 하우에 대해 아주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스트로스와 하우는 미국의 역사는 대형 위기와 자각, 또다른 대형 위기로 이어지는 네 단계의 사이클로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기들은 ‘네 번째 전환 Fourth Tounings’라고 한다. 배넌은 행크 폴슨과 벤 버냉키가 국회에 국제 은행 체제 구제를 요청했던 2008년 9월 18일에 미국이 위기에 들어섰다고 믿었다.

“그는 이론을 알고 있었다. 나를 인터뷰하며 즐거워 하는 게 분명했다.” 카이저의 말이다.

배넌은 인터뷰 중 한 가지 질문을 재차 물었다. “그는 네 번째 전환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미국 혁명 남북 전쟁, 세계 2차 대전이 있었다. 점점 더 커져갔다. 그는 네 번째 전환에서는 최소한 그 정도 급의 위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내가 카메라 앞에서 내 입으로 그렇게 말하게 하려고 아주 노력했던 게 기억난다.”

카이저는 세계 전쟁이 미리 예정되어 있다고는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했다. 배넌의 이 질문은 다큐멘터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격론이 담긴 2010년 작 ‘제로 세대 Generation Zero’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고문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배넌은 트럼프에게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터뷰와 연설, 글, 그리고 특히 스트로스와 하우를 포용한다는 점에서, 그는 자신이 그 무엇보다 종말론자라는 걸 분명히 했다.

배넌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는 실존적 전쟁을 벌이는 중이며, 모든 것은 그 분쟁의 일부이다. 조약은 찢어버려야 하고, 적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고,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그로 인해 전세계가 불타게 된다면 그것은 이 이론이 맞다는 걸 입증하는 증거일 뿐이다. 배넌에게 있어 네 번째 전환은 찾아왔다. 메시아적인 실력자인 회색 챔피언은 이미 등장했는지도 모른다. 종말은 지금이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정치 질서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 배넌이 지난 달에 워싱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스트로스는 2007년에 사망했으며, 하우는 논평을 요청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책만 봐도 알 수 있다. 1991년에 나온 첫 책 ‘세대들 Generations’에서 역사가 예측 가능한 네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당시의 미국은(그리고 지금도) 최근 사이클의 끝자락에 있다고 이 책에서는 설명한다. (스트로스와 하우는 최근의 젊은이들을 가리켜 ‘밀레니얼’이라는 단어를 쓴 최초의 저자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이론은 마치 디스토피아 적 영 어덜트 소설에서 따온 것 같은 이름을 지닌 여러 세대의 전형들에 기반하고 있다. 예술가, 선지자, 유목민, 영웅이 그것으로, 각 유형들은 80~100년에 걸쳐 사이클의 네 부분들을 담당한다(이 부분들은 새컬럼 saeculum이라고 한다). 이들이 1997년에 낸 ‘네 번째 전환 The Fourth Turning’은 이 사이클의 마지막에 오는 종말적 부분을 다루고 있다.

스트로스와 하우는 이 네 번째 전환의 위기 중에는 나이 든 세대에서 예상치 못했던 지도자가 나타날 거라고 상정했다. 이 지도자는 나라와 ‘영웅’ 세대(이번 경우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새로운 질서로 이끌 것이라고 한다. 이 사람이 회색 챔피언이다. 선거 등의 사건(어쩌면 전쟁)이 이 사람에게 권력을 가져다 줄 것이며, 그들의 정권은 위기 내내 지배하게 된다.

“승리자들은 이제 그들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그들의 적들이 위협조로 경고해 왔던 보다 강력하고 덜 점진적인 목표를 추구할 힘을 갖게 된다. 이 새 정권은 위기 내내 권력을 잡게 된다. 어떤 이념의 정권이든 간에, 이 새로운 리더십은 대중에게 권위를 주장하고 개인의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지도자들이 사회적 압력을 완화하려 하는 경향이 있는 때도 있었지만, 이제 그들은 국가의 관심 방향을 조종하기 위해 사회적 압력을 강화할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교 미국사 교수 션 윌렌츠는 학자들이 가끔씩 역사 순환 모델을 만들어 낼 때가 있지만, 역사가들이나 정치인들 사이에서 유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윌렌츠는 역사 순환 모델은 “기발하기만 할 뿐, 픽션이다. 지어낸 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다. 그냥 발명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진보적 싱크 탱크 뉴 아메리카 재단 공동 설립자인 역사가 마이클 린드는 스트로스와 하우의 작업은 ‘사이비 과학’이며 ‘미국의 미래에 대한 그들의 예측은 포츈 쿠키 만큼이나 애매모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넌은 믿었다.

“지금은 미국 역사에서 네 번째의 엄청난 위기의 시기다. 우린 혁명을 겪었다. 남북전쟁이 있었다. 대공황과 세계 2차 대전이 있었다. 지금은 미국 역사에서 위대한 네 번째 전환의 시기다. 우리는 이 전환을 겪고 나서도 하나일 것이다.” 배넌이 2011년에 보수 비영리단체인 자유 복구 재단에서 청중들에게 한 말이다.

대형 위기는 “약 80년~100년 사이클로 일어난다.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우리는 그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가 되거나,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거나 할 것이다.” 배넌이 2011년에 공화당 여성 단체인 프로젝트 고핑크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유대교-기독교 서구는 붕괴하고 있다. 자멸하고 있다.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 역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배넌은 전쟁이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팽창주의 이슬람과 팽창주의 중국이 있다. 그들은 의욕이 있다. 그들은 오만하다. 그들은 행진하고 있다. 그들은 유대교-기독교 서구가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 라디오에 출연해 한 말이다.

“급진적 이슬람을 상대로 우리는 백년 전쟁을 벌이고 있다.” 2011년 폴리티컬 빈디케이션 라디오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앞으로 5~10년 사이에 남중국해에서 전쟁을 벌일 것 아닌가?” 배넌이 2016년에 레이건 전기 작가 리 에드워즈와 인터뷰 중에 한 말이다.

“우리는 지하디스트 이슬람 파시즘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은 정부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빨리 전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2014년 바티칸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2015년에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는 배넌은 당시 그가 사장이던 극우 뉴스 사이트 브레이트바트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설명했다. “전쟁이다. 전쟁. 매일 우리는 미국은 전쟁 중이다, 미국 전쟁 중이다라고 올렸다. 우리는 전쟁 중이다.”

이 위협에 맞서려면 유대교-기독교 서구가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배넌은 주장했다. 그러지 않으면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제국에게 점령되었듯 패배한다는 것이다. 그는 2016년에 이슬람을 ‘굴복의 종교’라고 했다. 9/11 이후에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던 조지 W. 부시의 말을 반박한 것이다. 2007년에는 정부를 전복시키고 이슬람 법률을 도입하려 하는 무슬림 지역 사회 단체, 매체, 유대인 조직, 정부 기관의 ‘제 5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초고를 썼다.

“미국에는 분명 제 5열이 있다.” (2016년 7월) 유대교-기독교 서구의 중심이 썩고 있다.” (2015년 11월) 그리고 바티칸 컨퍼런스에서는 “유대교-기독교 서구가 이상을 지켜낼 힘을 세속주의가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귀족적 워싱턴 계급”과 매체가 이슬람 종교 전체, 팽창주의 중국과 한통속으로 유대교-기독교 미국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런 종류의 실존적 분쟁은 스트로스와 하우의 예측의 중심을 이룬다. 그들은 네 번째 전환이 네 가지 방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고, 그 중 세 방식은 일종의 대규모 붕괴를 동반한다. 미국이 ‘다시 태어나면’ 또다시 80~100년 뒤에 새로운 위기가 일어난다. 스트로스와 하우는 서구 역사의 시기는 15세기에 시작했다고 믿는데, 현대 세계가 끝날 수도 있다. 우리는 ‘현대성을 지킬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나라에겐 끝이 될 것이다.’ 혹은 세계 전쟁이 ‘모든 생명이 절멸되는 아마겟돈’으로 이어져 ‘인류의 끝’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애매하고 근거없는 예측을 믿는 사람이 지금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오른팔 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에서 푸른 아침 하늘을 보기 전까지 어두운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가 고통을 겪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배넌이 2010년에 한 말이다.

“이 운동은 지금 1회초다.” 11월의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Steve Bannon Believes The Apocalypse Is Coming And War Is Inevitabl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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