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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Getty Images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거센 반발과 후폭풍을 몰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법원이 급제동을 걸었다.

백악관은 거세게 반발했다.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은 3일(현지시간)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대통령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중단하라고 결정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더힐 등이 보도했다.

이는 워싱턴주(州)가 지난달 30일 주 당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연방법원에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지 나흘 만에 나온 결과다.

워싱턴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되며 워싱턴의 경제와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으며, 미네소타주도 이에 동참했다.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는 "워싱턴 주가 현재 벌어지는 집회로 부담을 느끼고 있고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며 구두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로바트 판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임명된 연방법원 판사다.

그간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법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법 등이 반이민 행정명령 이행 금지 긴급명령을 내렸으며, 매사추세츠, 워싱턴, 뉴욕, 미시간 등 일부 주 단위로 행정명령이 효력을 한시적으로 잃은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 전역에서 행정명령을 중단하라는 결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힐은 로바트 판사가 초강수를 둠으로써 이 사안을 조기에 연방대법원의 판단에 맡길 수 있는 빠른 길에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이 (법원)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라며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으며 대통령이라 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법원의 결정은 헌법의 승리이자 미국적이지 않은 행정명령이 우리를 안전하게 만들지 않으리라고 믿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법원 결정 이후 각 항공사들에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입국이 막혔던 이들의 미국행 항공기 탑승을 허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도 CNN 방송에 법원의 명령을 검토하고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법원 결정 직후 숀 스파이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법무부가 법원 명령의 효력 정지를 긴급 요청해 합법적이고 적절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성명에는 "터무니 없는"(outrageous) 법원 결정이라는 표현이 있었으나, 백악관은 직후 이 표현을 뺀 수정 성명서를 배포했다고 CNN 등은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번 대통령 행정명령의 의도는 미국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미국인을 보호할 헌법상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테러위험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 및 비자발급을 90일 동안 금지하고, 난민 입국을 120일 동안 불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으며, 연방법원에 총 50건이 넘는 줄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시애틀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직전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연방지법은 반이민 행정명령 중단 기한연장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다른 법원들의 조치와는 대조되는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으나, 직후에 전국에 적용되는 시애틀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서 일단은 무력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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