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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저항하라. 하지만 고서치 대법관은 내버려두라

WASHINGTON, USA - FEBRUARY 1: Judge Neil Gorsuch, President Trumps nominee for the U.S. Supreme Court, meets with lawmakers at the U.S. Capitol in Washington, USA on February 1, 2017. (Photo by Samuel Corum/Anadolu Agency/Getty Images)
WASHINGTON, USA - FEBRUARY 1: Judge Neil Gorsuch, President Trumps nominee for the U.S. Supreme Court, meets with lawmakers at the U.S. Capitol in Washington, USA on February 1, 2017. (Photo by Samuel Corum/Anadolu Agency/Getty Images)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에 충격적인 일을 했다. 내각 지명과는 달리, 닐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트럼프는 우익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격이 있고 신중하며 양당에서 존경 받는 인물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했던 메릭 갈랜드 판사를 심사하고 자리에 앉힐 헌법적 의무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저버렸던 것을 아직도 분해하는 민주당원들은 고서치 판사 승인에 대해 대대적인 싸움을 벌이려 하는 것 같다. 공화당이 민주당에게 했던 일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건 고소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 대통령의 행동을 막는 것은 적절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번 지명자를 막는 것은 민주당으로선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다. 이 정권과 공화당 국회의원들을 저지할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힘이 아주 미약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고서치 판사를 막아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흥분해 있고,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백악관과 전면전을 펼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위험한 의사 결정(스티브 배넌을 국가안전보장회의 당연직으로 임명한 것 등)과 헌법적이지 않은 행정명령(난민 금지 등)이 취임 2주 안에 쏟아져 나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 걸음 물러서서 트럼프가 지명할 대법관이 이 사람 하나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걸 되새겨야 한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두 명을 더 지명하게 될 수도 있다. 케네디 판사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고, 긴즈버그 판사는 고령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 미치 맥코널 등에게 민주당이 고서치의 지명에 반발할 경우 대법관 인준에 60표가 필요하다는 의사규칙을 개정하여 다수표만 얻으면 인준할 수 있게 하는 ‘핵 옵션’을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가 멀지 않은 미래에 대법관을 추가로 지명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고, 더 보수적인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므로, 진보주의자들로선 인준을 막는 마지막 희망을 날려버리는 건 절대 피해야 한다.

고서치 판사의 경력은 길지 않지만, 공화당 주변부의 조종을 받는 대통령이 지명할 거라고 진보주의자들이 두려워했던 것 같은 극우 후보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탄탄한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법조계에서 널리 존경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의 법무차관 닐 카티알은 고서치가 “20세기의 미국 판사 중 가장 사려깊고 훌륭한 사람들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생각했던 대법관 후보자들을 보면, 막아내야 할 극우 후보는 분명 다음 후보가 될 것 같다. 내년에 긴즈버그의 자리가 빈다고 상상해 보라. 이번에 트럼프가 고려했던 윌리엄 프라이어 판사 같은 사람들이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대법관이 되는 걸 진보주의자들이 원할까? 그는 낙태를 불법으로 바꾸길 간절히 원하는 급진적 문화 전사이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밀어붙여, 핵 옵션을 써서 절대 그만큼 무섭지 않은 사람인 고서치를 인준하게 만든다면, 프라이어 판사 같은 사람이 대법관이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전무해진다.

미치 맥코널이 핵 옵션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공화당은 공화당은 갈랜드를 막은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안토닌 스칼리아 판사의 빈 자리를 존경받는 보수적 판사 닐 고서치의 인준을 민주당이 막게 했다. 공화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가 인준받게 할 것이다. 규칙과 미국 상원의 전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내각 지명자들을 통과시킬 때 그들은 이미 상원의 규칙과 규범을 무시했다. 대법관 지명자라고 다를 것이 있을까?

갈랜드 판사의 인준을 막았던 맥코널과 의사 방해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전략적으로 이게 옳은 일이다. 고서치 인준에 찬성하는 것이 현재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남아있는 얼마 안 되는 힘 중 하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그 힘이 가장 필요할 때는 앞으로 수십 년간 대법원의 균형을 바꿔 놓을 극우 대법관 지명자를 막아야 할 때이다.

그 지명이 바로 다음일 수도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Resist, Resist, Resist... Except Judge Gorsuch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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