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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반 무슬림' 행정명령 초안이 공개됐다

  • 김태우
  • 입력 2017.02.02 12:55
  • 수정 2017.02.02 12:56

백악관은 여러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민과 난민을 크게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려 한다. 허핑턴포스트가 수요일에 입수한 백악관 행정명령 초안의 내용에 따르면 그렇다.

공식적으로 서명하기 전에 수정될 수도 있는 이 문서는 허프포스트가 화요일에 보도한 내용과 일치하며, 계획 중인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정보도 담고 있다. 이 문서에 의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것들을 계획하고 있다.

  • 전쟁으로 쑥대밭이 된 국가 시리아의 난민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영구 금지한다.
  • 120일간 모든 국가에서 오는 난민 입국을 연기한다. 120일 이후에는 미국은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가정보국이 모두 승인한 나라의 난민만 받는다.
  • 회계연도 2017년 난민 입국을 50,000명으로 제한한다. 오바마 정권에서 제안했던 110,000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다.
  • 30일 동안 이라크, 시리아,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2016년 통과된 통합세출법안이 지정한 국가들의 국적을 가진 “모든 이민자와 비이민자”의 입국을 막는다. 이 국가들은 작년에 이중국적자와 최근 여행자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제한의 표적이 되었다.
  • ‘특별히 우려’가 되는 국가들에 대한 비자 발행을 연기한다. 60일 후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가정보국이 정보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국가들의 목록을 작성한다. 이 국가들의 국적자들은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 “취약한 시리아 인구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지대”를 만든다. 행정명령은 국방부 장관에게 90일 안에 시리아 안에 안전지대를 만들 계획을 작성하는 일을 맡긴다. 시리아 내의 미국 개입을 더 크게 만드는 일이며, 트럼프가 시리아의 분쟁에 어떻게 접근할지를 공식적으로 암시하는 최초의 일이다.
  • 미국을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생체 측정 추적 시스템의 완성을 가속화하고 비이민 비자를 신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한다.
  • 비자 인터뷰 면제 프로그램을 영구히 연기하고 현존하는 호혜 협약이 실제로 상호적인지 검토한다.

이 행정명령은 이번 주 안에 서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권이 “미국 입국 후 급진화되어 테러리즘과 관련된 행동에 참여하는 해외에서 출생한 미국에 있는 사람들의 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180일 안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준다. 또한, 해외에서 출생했고 미국 내에 있는 사람들의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나 명예 살인”에 대한 정보를 모으겠다고도 밝힌다.

미국 시민이 포함될 수 있는 이런 사람들의 이름이 공개될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급진화된”이나 “테러리즘과 관련된”이라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 규정하지도 않아서, 방대한 수의 사람들이 목록에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런 움직임은 J. 에드거 후버 전 FBI 국장이 20세기에 방대한 적 목록을 만들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트럼프는 취임 후 며칠 동안 여러 이슈로 혼란을 일으켰다. 행정명령 초안이 매체에 유출돼 돌고 있다는 것은 초기부터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에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일부 국가 국적의 전면 입국 금지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초점은 무슬림에 맞춰져 있다. 행정명령에 의하면 미래에 “개인의 종교가 자신의 국적인 국가에서 소수 종교일 경우” 종교적 박해를 당하는 난민들을 우선시할 것이라 한다. 달리 말하면 중동의 비 무슬림들은 예외로 해주겠다는 뜻이고, 이 정책이 무슬림들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의 설득력을 약화시킨다.

백악관과 국토안보부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화요일 밤에 트윗을 올려 발표를 암시했다.

내일 국가 안보에 대한 대단한 계획이 예정되어 있다. 여러 가지 일 중에서도 중요한 건, 우리는 벽을 지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에 퍼져가는 반난민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트럼프의 행정명령 초안은 전 세계에서 불안정한 지역들 일부에 대한 현재 미국 정책을 크게 뒤엎는 것이다. 인권 단체, 시민 자유 단체, 민주당, 심지어 난민 위기에 대한 동정적 접근을 주장한 크리스천 우파들까지도 분명 반대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는 6년째에 접어든 시리아 내전으로 480만 명의 시리아인이 난민이 되었다고 밝혔다. 2011년 내전이 발발된 이후 미국은 시리아에서 피난 온 단 18,000명 정도의 난민만을 받았다. 보통 18~24개월 정도 걸리는 긴 심사 절차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가 악화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입국 증가를 밀어붙였다. 지난 회계 연도에 미국은 10,000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다.

받아들이는 난민 수는 적고, 심사 절차는 여러 기관을 거쳐야 할 정도로 철저하지만, 시리아 난민을 미국에 재정착시키는 것은 논란이 되어왔다. 오바마가 난민을 더 많이 받기로 하자, 미국 주지사의 절반 이상(1명을 제외하고 전부 공화당원이었다)은 자신의 주에서 시리아 난민의 재정착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전국적으로 커져가던 난민 재정착에 대한 반대 의사를 이용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제안을 처음 한 것은 캘리포니아 주 샌 버나디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뒤인 2015년 12월이었다. 그 이후 구체적은 내용은 바뀌었지만, 트럼프는 무슬림이 대다수인 국가의 이민을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약속을 계속했다.

적어도 한 곳의 난민 재정착 조직은 미국의 난민 입국자 수가 5만 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을 이미 접했으며, 이 숫자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기 전 제안됐던 상한선보다 훨씬 낮다.

이번 행정명령 초안은 종교 소수자들에게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중동 국가들 대부분의 경우 무슬림보다는 크리스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전 정보 부서 분석가는 무슬림만을 차별하는 정책은 미국이 이슬람과 전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IS와 알카에다 등 지하드 단체들의 채용에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지적했다.

ISIS의 대변인은 이에 지난 8월 “나는 알라에게 미국을 트럼프에게 가져다주라고 부탁한다.”고 쓰기도 했다.

행정명령 초안은 여기서 읽어볼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Read Draft Text Of Trump’s Executive Order Limiting Muslim Entry To The U.S. (EXCLUSIV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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