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2017년 2월 2일 18:03 (기사 보강)
2016년에는 시대를 역행한 것 같은 광고가 많았다. 일례로 50년 동안 설거지하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애경의 주방 세제 '트리오' 광고, 양육비를 걱정했으면 신사임당과 율곡 그 위대한 '모자'는 사라졌을 것이라는 '출산장려' 공익광고, 뜬금없이 여성의 신체만 강조한 현대자동차의 'i30' 광고 등이 있다.
2017년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 특히 '데이트폭력'에 대한 무딘 인식은 어쩌면 더 심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1월 31일 페이스북 화장품 판매 페이지 'TokTok'에 게시됐던 제품 광고를 보면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영상은 페이지에서는 삭제됐으나, 유튜브에서는 확인이 가능했다.
영상은 데이트폭력을 목격한 제 3자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영상 초반, 주차장 구석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뺨을 연신 때린다. 촬영자이자 목격자는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달려가지만 남성은 오히려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말하고, 여성은 "오빠 더 때려줘"라며 남성에게 부탁한다. 이어 화장품명(밀크싸다구)을 언급하며 그걸로 더 때려달라고 조르기까지 한다. 영상에는 "남자가 여자 싸다구 막때리네"라는 캡션이 달려 있었다.
연인 간에 이뤄지는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절대다수인 83%가 '여성'이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사람은 2만 명에 이르며 살인 및 살인미수는 313건에 달한다.
여성들에게는 일상적인 공포로 다가올 수 있는 일임에도 이 광고는 데이트폭력을 희화화하며 제품 홍보의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트위터에서는 비난이 이어졌다.
당신 광고 보는 사람 중에 데이트 폭력 생존자는 없을 것 같습니까? 작년에만 해도 4 개월동안 2700 명이 넘는 여자가 남자한테 맞았어 이 못된 새끼들아 진짜 언제까지 우릴 이렇게 비참하게 할건데
— 사랑하다 맞아죽은 여자 (@dead_feminist) February 1, 2017
ㅋㅋ데이트폭력이 우습게보여? 광고로 사용할만큼 ㅎㄹ
— 서코 일)피카요???? (@pikayo_2) February 2, 2017
toktok 얘네 이렇게 자기들한테 부정적인 댓글 다 지우고 반응 좋은 댓글만 남겨두고 있고...댓글 실시간으로 지워지고 있고ㅋㅋㅋㅋㅋㅋㅋ심지어 저렇게 댓글 단 유저(ex.나)는 댓글 다신 못달게 막아둠. pic.twitter.com/O2itaKIJkc
— 퇴사욕구3000% 닞the비스 (@Nijeu_eg) February 2, 201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러분 이거 공유좀 내가 이거 광고 너무 빻아서 댓글로 '이거 광고 너무 기분나쁨 요즘 세상에 데이트폭력이 얼마나 심각한데 그걸 소제로 쓸 생각을 하냐... 이러면 무뇌충들이 몰려와서 재밌자고 만든 광곤데 왜 지랄? 진지충 극혐 pic.twitter.com/FRap1D690n
— 2코일욜소비하러가는 하큐 (@HilineQ5) February 2, 2017
어떻게 데이트 폭력을 소재로 화장품 광고를 할 생각을 하지? pic.twitter.com/YVKpwrgZwp
— Q (@quelquelle) February 2,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