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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반기문의 불출마 가능성을 2개월 전에 예언했었다

  • 강병진
  • 입력 2017.02.01 11:15
  • 수정 2017.02.01 11:24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2월 1일 국회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한 발표였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그동안)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왔었다”며 “(하지만)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귀국한 지 20일 만의 선언이다.

이날 회견에서 반기문 전 총장이 밝힌 불출마 사유는 크게 3가지다.

1. 기성 정치인에 실망했다.

= “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는 지극히 실망스러웠다.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2. 사람들이 나를 인격살해했다.

= “저의 순수한 포부에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를 하면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

3. 내 명예에 큰 상처만 남았다.

=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UN 사무총장으로서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 국민들에게 큰 누리를 끼치게 됐다.”

반기문 전 총장은 오늘 오전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다음으로 2위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던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결정한 건 의외의 일이다. 하지만 그의 불출마 가능성을 약 2개월 전에 예견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유시민 작가다.

그는 지난 2016년 12월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2017년의 정국예상과 차기 대선 후보들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아직 그때는 반기문 전 총장이 한국에 입국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당시 유시민은 반기문 전 총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항간에는 무조건 출마를 결심한 상태다 이런 말도 있는데, 저는 꼭 그런 건 아니지 않나 이렇게 봐요.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풍찬노숙하면서 뭘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대체로 전망이 뚜렷하고, 거기로 가는 길이 탄탄해 보일 때 나서는 분이거든요. 지금 이미 여권후보로 인식되고 있어서, 저렇게 풍파에 처한 새누리당, 혹시 분당이 되어서 하더라도 거기에 올라타기는 어렵지 않나 보고요. 그리고 조기대선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여서 와서 신당을 창당하고 가기에도 굉장히 일정이 벅차요. 그래서 고민이 깊을 거다, 이렇게 봅니다.”

아래 영상에서 약 26분 지점부터 확인할 수 있다.

‘풍찬노숙’(風餐露宿)은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즉 밖을 떠돌면서 고생스러운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다. 반기문 전 총장이 밝힌 불출마 사유들을 보면 유시민 작가의 예상이 거의 다 맞은 듯 보인다. 자신의 명예에 상처를 입은 현실, 기존 여당과 신당 창당 사이에서 어느 곳도 결정할 수 없었던 상황 등이 모두 유시민의 예상에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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