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부이자 '투자의 귀재', 또 자선가인 워런 버핏. 그와의 점심식사 한 끼가 40억 원에 낙찰될 정도로 그는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명사다. 하지만 버핏에게도 좌절이라는 게 있었다.

젊은 워런 버핏은 하버드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지원했다. 그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시카고 인근에서 있는 입학심사 인터뷰에 임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시작한 지 10분도 안 되어 진행자가 버핏에게 "그만둡시다. 하버드 입학은 포기하시오"라고 말했다.

CNBC는 네브래스카 대학교를 3년 만에 졸업하고 미국 최고의 MBA 진학을 꿈꾸던 그에게 이 사건이 큰 충격이었다고 HBO의 '워런 버핏이 되는 과정'을 인용해 보도했다.

버핏의 더 큰 걱정은 아버지의 반응이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설명하지? 정말 큰일 났네."라고 우려했다고 기억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도 불리는 그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러던 차, 뉴욕 콜럼비아대학교 안내 책자를 검토하다가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즉, '가치투자'의 선구자 벤자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 교수.

그는 HBO 다큐멘터리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두 사람이 공동 저술한 책 '증권 분석'을 이미 읽은 바였다. 그래서 그 해 8월에 직접 편지를 보냈다. '도드 교수님. 난 두 분이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살아계실 뿐 아니라 아직도 콜럼비아에서 가르치신다고요? 전 정말로 콜럼비아에 다니고 싶습니다.'라고 말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스승에게 다가간 버핏에게 콜럼비아 MBA 입학이 허락됐고, 그는 '가치투자'에 대한 확실한 훈련을 받아 그레이엄의 수제자가 됐다.

그는 그레이엄 교수로부터 이수 받은 지식을 야구 훈련에 빗대어 설명했다.

"야구 통산 타율이 4할이 넘는 천재 선수에게 배우는 격이었다."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표로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투자계의 정점을 지켜온 워런 버핏은 그레이엄이 가르쳐준 투자 철칙 두 가지를 평생 지켜왔다고 한다.

"철칙 1: 절대 돈을 잃지 않는다. 철칙 2: 절대 1번 철칙을 잊지 않는다."

말은 쉬우나 실천이 어려운 스승이 내린 고난도 과제에 그는 성공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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