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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이화여대 사이의 '메신저'는 김종 전 차관이었다

  • 김태우
  • 입력 2017.01.31 15:37
  • 수정 2017.01.31 15:38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씨 측근인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과정에 깊이 개입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로 확인됐다.

3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9월 11일 2015학년도 이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 승마 종목에 정씨의 지원서를 낸 뒤 김 전 차관을 통해 김경숙(62) 당시 건강과학대학장에게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김 전 차관이 정씨의 부정입학을 돕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최순실과 마주 본 김 전 차관.

이후 정씨를 합격시키기 위한 대학 수뇌부의 협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전 학장은 최씨의 부탁 내용을 남궁곤(56·구속기소) 당시 입학처장에게 알렸고 남궁 전 처장은 다시 최경희(55) 전 총장에게 이를 보고했다. 최 전 총장은 곧바로 정씨를 뽑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 입학 비리가 최씨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관 '부탁'→김 전 학장 '기획'→최 전 총장 '승인'의 구도로 이뤄진 것이다.

6명을 뽑는 체육특기자전형에서 정씨는 응시자 111명 가운데 종합평가점수 6등으로 '막차'에 올라타며 합격증을 받았다. 서류 전형에서 9등을 했지만 정성평가인 면접에서 등수를 뒤집었다.

김경숙 전 학장.

학교측의 지침을 받은 면접위원들은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온 정씨에게 전체 면접자 가운데 최고점을 줬다. 정씨를 합격시키고자 일부 응시생에게는 일부러 낮은 점수를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9일 남궁 전 처장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김 전 차관의 구체적인 역할을 적시했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파헤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단계에서 최씨의 부탁을 이대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특검에선 진술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이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김 전 차관의 개입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규명의 '퍼즐'을 완성했다.

다만 특검은 김 전 차관을 최씨의 지시를 이행한 '단순 전달자'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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