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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비밀조직 3가지

미국의 대표적인 음모/추리 소설가로 댄 브라운이 있다. 그는 ‘디셉션 포인트’, ‘디지털 포트리스’, ‘천사와 악마’, 그리고 가장 유명한 작품인 ‘다빈치 코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들은 배우 톰 행크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시리즈로 제작/배급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인페르노’가 개봉한 바 있다.

그의 소설들이 공유하고 있는 특징을 하나 꼽자면, 수많은 비밀조직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유래 깊은 대성당 속에 숨겨진 비밀통로와 그곳을 드나들었던 비밀조직원들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그런 비밀조직들이 실제로 존재했을까.

댄 브라운에 따르면 모두 실제로 존재한다. 그는 자기가 쓴 각 소설의 서두에 ‘팩트 체크’를 하면서, 등장하는 비밀조직이나 단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그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모습 그대로 믿어야 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독자들의 ‘팩트 체크’가 별도로 필요해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댄 브라운의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대표적인 비밀조직 3곳을 소개하고, 이들과 관련된 소설 속 진실과 거짓을 판가름해보기로 한다.

1. ‘로스트 심벌’과 ‘보이지 않는 대학’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조직은 실존한다. 프리메이슨, 보이지 않는 대학(Invisible College), CIA보안실(the office of Security), 스미소니언 박물관 지원센타(SMSC), 노에틱 사이언스 연구소(IONS)…” (책 ‘로스트 심벌’, 댄 브라운 저)

영국에는 ‘자연 지식의 향상을 위한 런던 왕립학회’라는 대표적인 학회가 있다. 1660년에 지식인 및 학자들의 모임으로 세워진 이래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회원으로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등이 있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대학(Invisible College)’은 이 왕립학회의 선구 단체로서 프란시스 베이컨이 제시한 획기적인 연구방법론을 신봉하는 자연 과학자들의 모임이었다. ‘보이지 않는 대학’은 왕립학회가 설립되기 이전인 1646년에 영국의 연금술사 로버트 보일이 자신의 제자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 모임의 설립자는 로버트 모레이 경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프리메이슨이기도 하다.

2. ‘다빈치 코드’와 '시온 수도회(Priory of Sion)'

“1099년에 설립된 유럽의 비밀 결사 시온수도회(The Priory of Sion)는 실재 조직이다. 1975년, 파리의 국립도서관은 ‘비밀문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양피지를 발견했는데, 여기에는 아이작 뉴턴 경과 보티첼리, 빅토르 위고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포함한 시온수도회 회원들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다.” (책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저)

시온 수도회는 1099년 1차 십자군 원정대의 총사령관이자 초대 예루살렘 왕이었던 고드푸르아가 세운 비밀 조직으로 알려져있다. 시온 수도회의 설립 목적은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유럽 전역에 메로빙거 왕조(5~8세기 프랑스 일대를 다스리던 왕조)를 재수립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사실 시온 수도회의 존재 자체를 포함한 위의 내용은 전부 날조에 불과하다. 시온 수도회는 사실 1956년 피에르 플랑타르(Pierre Plantard)가 만든 허위 조직으로 1960년에 이 조직에 관한 허위 역사 자료를 만들어 파리 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이 문서에 따르면 메로빙거 왕조의 후예는 플랑타르 자신이라고 기록되어있다). 이후 이 자료가 학계에 알려지면서 프랑스 전역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이 자료가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려 2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우롱했던 시온 수도회는 또다시 댄 브라운에 의해 ‘실재 조직’인 것처럼 꾸며져 그의 소설 ‘다빈치코드’에 새롭게 등장하였다.

3. ‘인페르노’와 ‘컨소시움(the Consortium)’

“’컨소시엄’은 7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민간 조직이다.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위해 이름을 바꾸었다.” (책 ‘인페르노’, 댄 브라운 저)

댄 브라운의 최신작 ‘인페르노’에서 등장하는 비밀 조직 ‘컨소시움’은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로 등장한다. 즉, 고객의 의뢰에 따라 거짓 상황을 연출하거나 허위 문서를 날조, 배포하여 관련 당사자들이 거짓을 믿게끔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다. 댄 브라운이 위 인용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컨소시움’이라는 이름은 보안 상의 이유로 사용된 가명이다. 그러나 댄 브라운이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컨소시움을…조사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컨소시움’을 하나의 단체가 아닌 여러 조직(‘다수의 기관’이라고 언급함)의 총칭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부 해외 누리꾼들은 댄 브라운이 구글과 같은 검색 포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아마추어 사립탐정 서비스 업체 등을 여럿 선정하여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소설에 포함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욕에 소재한 ‘알리바이 네트워크(Alibi Network)’가 컨소시움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외에도 ‘알리빌리아(Alibilia)’, ‘팔라딘 디셉션 서비스(Paladin Deception Services)’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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