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반기문 고향 충북 음성·충주가 반기문 색 지우기에 나섰다

  • 김도훈
  • 입력 2017.01.31 06:26
  • 수정 2017.01.31 06:27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나고 자란 충북 음성·충주가 ‘반기문 색’ 지우기에 나섰다.

두 곳은 반 전 총장이 ‘세계 대통령’이라 불린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자 그의 이름을 딴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등 ‘반기문 마케팅’을 경쟁하듯 해왔다. 하지만 그가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선거법·우상화 논란이 거푸 일자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음성군은 10년 동안 열렸던 ‘반기문 마라톤대회’를 ‘음성 국제평화 마라톤대회’로 바꾸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반기문’을 빼는 대신 그와 함께 한 유엔을 떠올릴 수 있는 ‘국제평화’를 넣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음성은 딱히 내세울 게 없어 관광·마케팅 차원에서 순수하게 반 전 총장의 이름을 활용했다. 마라톤은 해마다 수익금 가운데 1천만원을 유니세프에 기증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데 쓰는 등 순수한 대회다. 다만 선거법 논란 등의 소지가 있어 뜻만 남기고 반 전 총장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군청사 세움 간판에 넣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 음성입니다’를 ‘미래를 창조하는 중부권 핵심도시 음성’으로 바꾸는 등 음성 지역 곳곳에 설치했던 세움 간판의 문구를 모두 수정했다.

또 군은 각종 농특산물 포장지 등 홍보물에 새겼던 ‘반기문’을 빼기로 하는 등 반 전 총장의 이름을 앞세운 30여 가지 홍보물, 각종 사업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애초 순수하게 지역 홍보를 위해 지역 대표 인물인 반 전 총장의 이름을 내세웠지만 대선 출마 준비 소식과 함께 선거법 논란이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우리 지역은 물론 반 전 총장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오해 차단 차원에서 사전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기문 교육랜드’사업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군은 2030년까지 중장기 사업으로 1천억원(민자 920억원) 규모의 반기문 교육랜드 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정치색이 완전히 배제된 교육 사업이고, 반 전 총장이 청소년 교육의 상징이 될 수 있어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생각이다.

다만 올핸 선거가 예정돼 오해 소지를 없애는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 전쟁과 평화, 기아·이상기후 극복, 글로벌 인재 육성 등 청소년 교육과 관련한 것이어서 반 전 총장의 이름을 그대로 쓰려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초·중·고 등 학창시절을 보냈던 충주시도 ‘세계 속의 반기문 알리기 국제협력사업’을 ‘새마을 국제 협력사업’으로 바꾸는 등 반 전 총장 관련 각종 사업에서 ‘반기문’을 빼기로 했다.

김완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은 “음성군 등이 반 전 총장 관련 각종 사업, 홍보물 등에 대해 질의를 해 오면 사안에 따라 도 선관위, 지역 선관위는 물론 때에 따라 중앙 선관위와 협의한 뒤 조처하고 있다. 애초에 사업이 추진된 본질·목적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지금은 반 전 총장 출마가 기정사실로 된 터라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안된다는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대선 #반기문 #지역 #충청북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