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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영어전용 강의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역효과를 낸다 (연구)

Students trying to guess the English word their teacher keeps in mind while giving a hint
Students trying to guess the English word their teacher keeps in mind while giving a hint ⓒDragonImages via Getty Images

대학 국제화 지표의 하나로 인식돼 온 영어전용 강의가 학생들의 '글로벌역량'을 키우는 데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이지영 서울대 석사과정생과 정동욱 서울대 교수가 펴낸 '대학의 영어전용강의 수강이 학생의 글로벌역량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에 따르면 영어전용 강의 수강 여부와 수강 비율은 학생의 '지식', '기술'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제10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 논문집에 실린 이번 논문은 전국 70개 대학의 학생 1만 8천912명을 표본으로 해 분석한 것이다.

논문에서 '글로벌역량'이란 다른 국가나 민족, 세계적 현안을 이해하는 '지식역량', 영어로 의사소통하며 타문화 사람들과 협력하는 '기술역량', 타문화 사람들을 존중하고 유연하게 대하는 '가치 및 태도역량' 등 세 가지를 뜻한다.

분석 결과, 학생의 영어전용 강의 수강 여부는 지식역량, 기술역량에 모두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학생의 지식, 기술역량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가치 및 태도 역량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영어전용 강의 수강 비율도 지식역량, 기술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가치 및 태도 역량에는 정(+)적, 즉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전용 강의 활성화 정도(교수의 영어사용 비율, 이해도, 참여도) 역시 학생의 글로벌역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영어전용 강의가 타문화 사람들을 대하는 가치 및 태도 역량에만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줬을 뿐 영어로 의사소통하며 타문화를 이해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역량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학생들이 영어전용 강의를 수강할 때 느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 등 요인을 들었다.

영어로 수업 내용을 이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수업 참여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고, 대학이 강제적으로 영어 수업을 수강하게 함으로써 생기는 심리적 반발도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영어전용 강의를 통해 실제적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수강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며 "영어강의보다 교환학생, 어학연수, 해외인턴십 등 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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