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유력 대선주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7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단독 회동을 하고 개헌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취재 결과, 두 사람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1시간가량 단독 오찬 회동을 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전 개헌’과 분권형 권력구조에 대한 본인 구상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의장은 반 전 총장에게 보수세력에 기반을 둔 구상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개혁적 노선을 분명히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개헌을 추진하는 주도세력의 정치적 기반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야권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며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손 의장과의 만남도 ‘개헌 연대론’ 가운데서 이뤄졌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해에는 낡은 정치를 완전히 교체하여 우리 공동체가 대통합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저부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에스비에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외치를 맡고,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손 의장은 전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국민의당과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연대를 추진하는 데 공감했다. 다만 박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연대에 대해, “귀국 뒤 행보로 볼 때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