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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추모관에서 셀카 찍는 사람들을 공개 창피 주는 ‘욜로코스트' 프로젝트가 비판을 받고 있다

  • 김도훈
  • 입력 2017.01.26 07:08
  • 수정 2017.01.26 07:11
BERLIN, GERMANY - SEPTEMBER 04: Tourists taking a photo of the concrete slabs, stelae of the 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 on September 04, 2014, in Berlin, Germany. The monument is designed by architect Peter Eisenman and engineer Buro Happold. Photo by Thomas Trutschel/Photothek via Getty Images)***Local Caption***
BERLIN, GERMANY - SEPTEMBER 04: Tourists taking a photo of the concrete slabs, stelae of the 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 on September 04, 2014, in Berlin, Germany. The monument is designed by architect Peter Eisenman and engineer Buro Happold. Photo by Thomas Trutschel/Photothek via Getty Images)***Local Caption*** ⓒThomas Trutschel via Getty Images

인스타그램이나 데이팅 앱에서 당신도 본 적이 있을지 모른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관에 간 것을 셀카를 찍어 영원히 남기기로 한 사람들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수심에 잠긴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손으로 ‘피스’ 사인을 하고 있거나 요가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한때 유대인들의 집단 절멸 현장이었던 곳에서 말이다.

28세의 이스라엘계 독일인 작가 겸 아티스트 샤하크 샤피라는 이런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는 ‘욜로코스트’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지난 주에 인터넷에서 상당히 관심을 끌었다. 이 웹기반의 작업은 2011년 경부터 모든 나쁜 결정의 모토처럼 된 ‘YOLO’, 즉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을 따온 것이다.

샤피라는 소셜 미디어를 뒤져 베를린 추모관에서 찍은 부적절한 셀카 중 가장 지독한 것 12개를 찾은 다음, 사진 속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처음에는 사진들이 원래 모습 그대로 올라간 것으로 보이지만, 사진 위에 커서를 올리면 배경이 죽음의 수용소의 소름끼치는 장면으로 바뀐다. 그래서 카메라 앞에서 저글링하던 사람은 갑자기 발가벗은 수척한 시체들 틈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된다.

BBC인터뷰에서 샤피라는 작년 1월 18일에 시작한 이 작업을 어떻게 착상했는지 설명했다. “나는 베를린에서 이 현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곤 어딜 가나 이런 사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타인들이 그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리 소셜 미디어 세대의 의식(그리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는 게 남들을 쉽게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홀로코스트 추모관의 렌즈를 통해 살핀 아트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르크 아델만의 2012년 프로젝트 ‘슈텔렌 (기둥들)’은 남성들이 추모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미지 100개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게이 데이팅 웹사이트에서 모은 사진들이다.

아델만은 이미지를 사용하기 전에 사진 속 사람들에게 허락을 얻지 않았다. 그 결과 사진 속 인물들 중 한 명이 아델만을 고소했고, 그 결과 이 프로젝트는 뉴욕의 유대인 미술관에서 철수되었다.

샤피라도 허락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낯선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것에 대한 그 자신의 타협 지점은 undouche.me@yolocaust.de로 이메일을 보내면 이미지를 제거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 추모관을 디자인한 뉴욕의 건축가 피터 아이센만은 샤피라의 프로젝트를 비판했다. 그는 BBC에 “솔직히 말해 나는 그게 끔찍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모관을 만든 그는 이 공간이 비판이나 의지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방문객들과 소통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 기둥들 사이에서 뛰어다녔다. 일광욕도 하고, 점심도 먹었다. 난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거긴 가톨릭 성당 같은,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사람들이 잡다한 장신구를 판다. 추모관은 일상적인 곳이지 신성한 장소가 아니다.”

샤피라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도덕관념이 없는 입장을 취하려 한다. “내게 이게 옳으냐 그르냐 묻는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둘 중 하나여야 할 필요는 없다. 논의가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홀로코스트의 피해자들에게 무례한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은 셀카를 찍는 사람들에게도, 샤피라 자신에게도 던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샤피라는 웹사이트에 “그렇다. 일부 사람들의 추모관에서의 행동은 정말 무례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죽었으니, 피해자들은 거기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아마 죽은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느라 바쁠 것이다.”

홀로코스트 추모관에서 셀카를 찍는 게 결코 모범적인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섬뜩한 이미지를 사용해 낯선 사람들에게 망신을 주는 것은 의미있는 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생산적인 방법은 아닐 것 같다. 샤피라의 ‘욜로코스트’를 여기서 직접 보고 판단해 보라.

허핑턴포스트US의 ‘Yolocaust’ Project Shames People Who Take Selfies At Holocaust Memorial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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