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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아무리 MD에 투자해도 김정은의 ICBM을 막기는 어려운 까닭

  • 김수빈
  • 입력 2017.01.23 12:44
  • 수정 2017.07.04 12:21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inspects a sub-unit under KPA Unit 233,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in Pyongyang January 19, 2017. KCNA/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PICTUR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IS UNABLE TO INDEPENDENTLY VERIFY THE AUTHENTICITY, CONTENT, LOCATION OR DATE OF THIS IMAGE. FOR EDITORIAL USE ONLY. NO THIRD PARTY SALES. SOUTH KOREA OUT.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inspects a sub-unit under KPA Unit 233,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in Pyongyang January 19, 2017. KCNA/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PICTUR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IS UNABLE TO INDEPENDENTLY VERIFY THE AUTHENTICITY, CONTENT, LOCATION OR DATE OF THIS IMAGE. FOR EDITORIAL USE ONLY. NO THIRD PARTY SALES. SOUTH KOREA OUT. ⓒKCNA KCNA / Reuters

*이 기사는 7월 6일 업데이트됐습니다.

북한이 7월 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의 ICBM을 막기 위한 미사일방어(MD)를 차기 정부의 주요 국방 기조 중 하나로 제시했다. 그러나 MD체계로 북한의 ICBM을 막는 데는 여러 가지 한계가 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개편된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미국 우선'의 에너지 정책과 외교 정책 등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기조가 반영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력 강화' 기조에서 강조한 두 분야는 바로 MD와 사이버전. 백악관 웹사이트는 미사일방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이란과 북한과 같은 국가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최신의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할 것이다.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체계를 개발하겠다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MD의 로드맵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돼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알려진 것 외에 완전히 새로운 체계의 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오래됐지만 여전히 미국 MD의 로드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미국 미사일방어국의 슬라이드. 왼쪽부터 상승/중간/종말 단계의 3단계 요격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보시다시피 패트리어트와 사드는 종말단계 요격 시스템에 포함된다.

기술적인 한계에 대한 지적은 MD에 대한 비판의 주류를 이룬다. 대기권 위에서 낙하하는 탄두의 속도는 음속보다 8~10배 정도 빠르다. 이렇게 빠른 속도의 탄두를 다른 미사일을 쏘아 맞춘다는 것이 지극히 어려우리라는 건 상식.

그런데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미국의 MD가 북한의 ICBM을 막기 어렵게 만드는 큰 요인이 있다. 바로 지리적(그리고 지정학적)인 요인.

북한이 미국을 향해 ICBM을 발사하면 어느 방향으로 쏘게 될까? 우리는 은연 중에 동해상으로 발사하게 될 것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평면으로 펼쳐놓은 세계지도에 익숙하기 때문.

북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3월 공개된 김정은의 집무실 사진을 보면 미국 본토의 공격 계획이 그려진 지도가 배경에 보이는데 북한에서 미국 본토까지 동해를 거치는 직선으로 선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지구는 둥글다. 때문에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사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아래의 그림은 미국 국립연구위원회(NRC)가 2012년 9월 발표한 미사일방어 관련 보고서에서 분석한, 북한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경우의 발사 방향이다.

보스턴, 시카고, 덴버, 알래스카 쪽으로 발사할 경우에는 위와 같은 방향으로 쏴야한다.

다시 말해 북한이 미국 본토를 ICBM으로 공격할 경우 그 미사일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캐나다를 지나서 미국 본토에 떨어지게 된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사일의 예상 비행 궤적 근처에 방어체계를 포진시켜야 하는데 캐나다는 몰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허락할 확률은 내가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도 낮을 것이다.

바다에서 요격미사일을 장비한 이지스함으로 이를 요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위 그림의 노란색 화살표가 바로 바다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북한 ICBM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의 위치인데 북한의 내륙 지대에 너무 가까워 위험하다.

한때 미국에서는 요격미사일을 우주에 배치하고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위성 네트워크로 이를 추적하여 요격하는 방식을 검토한 바 있다. 이렇게 할 경우 특히 북한의 ICBM을 막을 때 문제가 되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딱 하나다. 비싸다. 엄청 비싸다. 미국 국립연구위원회는 이 우주기반 요격미사일 사업을 추진할 경우 향후 20년 동안 5천억 달러(한화 555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고로 한국 정부의 1년 예산이 400조 원 정도다.

본래 공격하는 쪽보다는 방어하는 쪽이 부담이 더 큰 법이다. MD 또한 마찬가지. 그간 꾸준히 MD에 대해 제기돼 온 기술적인 문제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인 한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북한의 ICBM 기술이 더욱 성숙된 단계에 이르기 전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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