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바이섹슈얼로 산다는 건 어떤 인생인가?

게이라는 건 뭘까? 양성애자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이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성애자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나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어른들이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달았다. 육아의 일부 중엔 내 신경을 거슬리는 몇 가지 제안이 있었다.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을 좋아한다. 여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을 좋아한다. 남자 아이들은 파란 옷을, 여자 아이들은 핑크색 옷을 입는다. 파란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었지만 나는 핑크도 좋아했다. 남자 아이들은 군인 인형을 가지고 전쟁 놀이를 하고 여자 아이들은 인형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한다. 나는 군대를 지휘하는 걸 좋아했지만, 소꿉놀이도 재미있었다.

두 가지 다를 좋아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왜인지 나로선 알 수 없었지만,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은 특정한 틀에 맞추어야 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난 이게 정말 불편했다. 지금 어두침침한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비슷했다. 뭔가 불길했다. 왜 걱정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누구도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는 것만 같았다.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주의 팽창하는 심연처럼 어두운 게 있었다. 그건 공포라는 감정이었다. 나는 두려웠다.

나는 작은 마을에서 전형적인 미국의 백인 소년 역할을 연기하며, 대본의 대사를 잘 못 읽으면 용서하지 않는 또래들의 세상에 둘러싸인 채 끝이 없는 것 같은 연극 속에 살았다. 패것(faggot). 퀴어. 호모.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순전한 혐오감을 담아 저런 단어들을 내뱉었다. 그들은 날 비웃고, 들쑤시고, 뭉개려 했다. 그들은 두려워했다.

미지의 것, 불확실한 것,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공포를 품은 사람들이 많다. 공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가장 저항이 적은 방향으로 향하도록 규칙을 따르는 게 우리의 천성이다. 내 친구와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이 내가 실수했을 때 나를 공격한 이유다. 그들은 두려워했다. 그들은 공포를 느꼈다. 그들에게 나는 순응하지 않는 낯선 힘, 그들이 가진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다. 그러니 그들의 반응은 원초적이었는데, 그게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미지의 것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킨다.

내 또래들이 못되게 군 것을 탓하지는 않는다. 학교에 다녀 본 아이라면 누구나 망신당한다는 게 어떤 건지 다 안다. 우리 LGBT+ 커뮤니티 사람들은 그보다 더 깊고 불안한 일들을 겪는다. 우리 가슴의 구덩이엔 부정할 수 없는 아픔이 있다. 공포다. 하지만 겁을 잔뜩 먹는 경험은 그보다 더 심하다. 그건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 여러 해 동안 숨었고, 왜 숨는지도 몰랐다. 내 가슴 깊은 곳에 있던 그 감정은 내가 다른 모두와 다르다는 게 드러나는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양성애자라는 것. 게이라는 것. 독특하다는 것.

돌아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그런 경험 덕에 지금 투사가 되어 있다는 걸 깨닫는데 도움이 된다. 게이들은 못되게 군다(bitchyness)는 편견이 있다. 나는 그걸 '거침없음'(feistiness)이라 생각하고 싶다.

나는 내 자신이라는 이유로 박해 당했다. 지금 나는 의도적으로 남들에게 거스르는 삶을 산다. 내 일, 열정, 표현에서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나는 양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하지 않았으며, 이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나를 괴롭혔던 그 애들을 다시 만날 일은 없지만,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해야겠다는 욕구,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비판이다.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걸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한다. 내일 완전한 실패나 엄청난 성공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안다. 느리지만 확신 속에 나의 제국을 건설하고 있고, 그 앞에는 장애물들이 정말 많다. 신뢰가 바닥을 친 세상에서 진실을 기반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번잡함에서부터 내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꺼리는 마음 까지, 나를 쓰러뜨리려는 전투들이 기다리고 있다.

뱃속에 증오가 차올라 가슴 위까지 기어오른다. 얼굴이 뜨거워졌다가 온 몸으로 퍼져 나간다. 험악한 시선이 두려워서 남자 친구의 손을 공공연히 잡지 않기로 하는 순간이 싫다. 덜 여성적으로 보이기 위해 가족들 앞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할 때가 싫다. 내가 너무나 원했던 스타일, 옷, 머리, 제스처를 쓰기 주저할 때가 싫다.

나는 옷장의 문을 열어 젖히고 커밍아웃을 했다. 첫 번째 옷장의 문.

내 앞에는 우리 집 아파트 문이 있다. 그 문을 매일 커밍아웃하는 마음으로 열어젖힌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

우리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매일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 강해지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선택해야 한다.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은 험하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완벽한 어둠으로 이어지는 절벽이 있다. 우리는 뭐가 위험한지 알지만, 어둠이 우리 뒤에서 다가오고 있으므로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뒤에서 단층이 열리고 우리를 그 어둠 속으로 끌고 갈 것이다.

그 어둠은 우리 안에서 살고 있다. 우리를 사방에서 에워싸고 있다. 이걸 기억하라. 오늘 우리는 그 문을 열고 다음에 올 것을 마주해야 한다. 계속 싸우면 내일도 문을 열 수 있다.

우리 커뮤니티의 변함없는 성격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우린 세상에 보여야 한다.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이 내 성공을 보고, 내 인내를 높이 사고, 말없이 내게 용서를 빌길 바라기 때문이다.

게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양성애자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이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어둠은 더 어둡다. 길은 더 험하다. 사랑은 더 강하다. 애정은 더 깊고 성공은 더 달콤하다. 앞으로 나아가며, 당신이 우리 스톤월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라.

저스틴 T 웰러의 유튜으로 가기.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What’s It Like To Be Bisexual? The Tough Question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바이섹슈얼 #양성애 #동성애 #이성애 #LGBT이슈 #블로그 #국제 #미국 #성소수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