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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정국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39세 마크롱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7.01.16 09:53
  • 수정 2017.01.16 10:07
Emmanuel Macron, head of the political movement En Marche !, or Forward !, and candidate for the 2017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attends a political rally in Lille, France  January 14, 2017.  REUTERS/Pascal Rossignol     TPX IMAGES OF THE DAY
Emmanuel Macron, head of the political movement En Marche !, or Forward !, and candidate for the 2017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attends a political rally in Lille, France January 14, 2017. REUTERS/Pascal Rossignol TPX IMAGES OF THE DAY ⓒPascal Rossignol / Reuters

사람들로 가득찬 콘서트홀 무대에서 프랑스 최연소 대선후보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벼락같은 연설 스타일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배제나 증오를 조장하며 우리에게 접근하는 이들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프랑스 좌파의 북쪽 심장부이자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지역에 위치한 도시 릴에서 마뉘엘 마크롱은 청중들에게 촉구했다. "국경 보안검문소를 부활시킨다는 국민전선의 약속은 거짓말입니다" 그가 말했다. (가디언 1월15일)

올해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프랑스 대선에 출마한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돌풍이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독자 후보로 나선 마크롱 후보가 예상 밖의 지지세를 보이면서 프랑스 대선전의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프랑스 대선은 극우, 반(反)이민, 반(反)EU 성향인 국민전선 마린 르펜 후보와 우파, 사회적 보수주의자, 자유시장 개혁주의자인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의 '2파전'으로 점쳐졌다.

집권여당이자 좌파 정당으로 분류되는 사회당은 누가 후보로 나오더라도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다.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끔찍한 수준이며, 그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바로 마크롱이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가 출신인 마크롱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중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올랑드의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지만 잘 알려진 정치인은 아니었다.

* 슬라이드쇼 하단에 기사 계속됩니다.

올해 39세인 마크롱은 선거에 출마해 본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유력한 경쟁후보인 국민전선의 르펜이나 공화당 피용 후보보다는 10살 넘게 젊다. 가디언은 마크롱이 두달 전 "우둔한" 기존 정치인들을 비판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기존 프랑스 정치의 트렌드를 깨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크롱은 자신을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머지 두 유력 후보와는 달리 '친(親) 유럽연합(EU)' 성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럽이 필요합니다. 유럽이 우리를 더 크고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U 차원에서의 공통 국가안보 정책을 촉구하며 마크롱이 50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 외쳤다. (로이터 1월14일)

무소속, 아웃사이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중도주의 독자 후보는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걸 했다. 그는 유럽연합에 갈채를 보냈다. "우리가 유럽입니다! 우리가 브뤼셀입니다! 우리에게는 유럽이 필요합니다!" 그는 소리쳤다. 20대가 다수 섞인 지지자들은 일어서서 EU 깃발을 흔들었다. (가디언 1월15일)

마크롱은 24살 연상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과 2007년 결혼했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가디언은 마크롱이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적 성향이자 친기업적 개혁주의자인 반면 종교나 평등, 이민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좌파 성향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그는 스스로를 '자유주의적 진보주의자'로 포지셔닝하며 기존 유력 주자들의 빈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단주의의 물결을 막아내고, 프랑스를 EU에 머무르게 하며, 진보적 사회정책을 실행할 유일한 후보가 바로 자신이라고 어필하고 있는 것.

피용과 르펜의 당선을 우려하는 올랑드 대통령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자당 후보 대신 마크롱을 지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중적 인기가 이어지면서 마크롱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에 올랐으며, 지지율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마크롱의 이날 '릴 연설'에는 4500명에 달하는 청중이 운집했다. 가디언은 "전통적인 '사회당의 도시'에서 이건 매우 큰 규모"라며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다양한 이들이 이날 연설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파리에 위치한 엘라브 여론조사그룹의 정치 디렉터 이브-마리 칸은 "일부는 마크롱을 곧 꺼질 거품으로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바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그가 비중 있는 후보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모멘텀이 이어질 피용-르펜으로 결선투표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을 뒤흔들 수 있다. 2차 라운드를 피용 대 마크롱 또는 르펜 대 마크롱으로 바꿔낼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까지는 피용과 르펜이 앞서고 있다. 그러나 선거운동은 이제 곧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가디언 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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