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 2명이 현지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대만 주재 외교부가 보인 반응이 어이가 없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소개한 여성은 한 대만여행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대만 주재 외교부에 연락했더니 자는데 왜 이 시간에 전화를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황당한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자 외교부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언론에 전했는데,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새벽에 신고한 피해자들에게 '자는데 왜 이 시간에 전화를 하느냐?'는 짜증 대신 아래와 같은 말을 해줬다는 것.
"신고(여부)는 알아서 하시고, 신고를 결정하면 알려 달라" - 타이베이 대표부(한국 대사관 및 총영사관 기능) 당직자가 피해 신고자에게 한 말 (동아일보 1월 16일)
그런데 '자는데 왜 전화하느냐?'와 '알아서 신고해라'가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정유라와 해리스의 차이, 한국과 미국 외교 및 법집행 위상과 역량의 차이. 대만 성폭행 피해 사건 등 대한민국 외교 적폐 대수술 필요. - 반기문 친척 스캔들' 연루 중개인 멕시코서 체포 | Daum 뉴스 https://t.co/noBq6neBhJ
— 대한민국 국회의원 표창원 (@DrPyo) January 15, 2017
외교부 당국자는 뉴시스에 아주 자세하게 '해명'을 전했는데 아래와 같다.
"(새벽에 성폭행 신고를 받았을 때) 보통 성폭행 피해에 대한 신고 여부는 당사자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날이 밝아 신고하게 될 경우 다시 동 대표부에 연락해주도록 요청했다."
"같은 날 오전 주타이베이 대표부에서는 피해자 측의 연락이 없어 당직 행정직원을 통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오후 1시께 피해자 측과 연락이 됐다."
"성폭행 신고를 위해서는 병원 검사(약물, 화학, 심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경찰서 측의 얘기를 듣고, 담당 영사 및 행정원은 피해자들을 동원해 병원 검사 실시를 우선 지원했다."
외교부의 이런 해명에 대한 피해자 측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