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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CJ가 이재현 사면을 '거래'한 강력한 물증이 바로 여기에 있다

  • 허완
  • 입력 2017.01.16 04:49
  • 수정 2017.01.16 04:52
The CJ Group logo is displayed at the company's headquarters in Seoul, South Korea, on Friday, May 31, 2013. President Park Geun Hye’s government has pledged to crack down on tax evasion to fund her pledges to boost welfare spending. Prosecutors on May 29 searched the home of CJ Group Chairman Lee Jay Hyun. Photographer: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The CJ Group logo is displayed at the company's headquarters in Seoul, South Korea, on Friday, May 31, 2013. President Park Geun Hye’s government has pledged to crack down on tax evasion to fund her pledges to boost welfare spending. Prosecutors on May 29 searched the home of CJ Group Chairman Lee Jay Hyun. Photographer: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Bloomberg via Getty Images

“재상고가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하더라. 사면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 같아서 재상고를 포기했다. 모험하는 심정이었다.”

손경식 씨제이(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외조카인 이재현 회장의 재상고를 포기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관련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씨제이가 이 회장 특별사면을 위해 ‘모험’ 대신 ‘청탁’을 택한 정황을 확인하고 ‘사면 거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5일 특검팀이 확보한 안종범(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015년 12월27일치 업무수첩에는 ‘이재현 회장을 도울 길이 생길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그해 12월15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였다.

먼저 특검팀 등은 손경식 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 등 최소 5차례 걸쳐 이 회장의 사면을 청탁한 사실을 파악했다. 손 회장은 박 대통령을 처음 독대한 2014년 11월27일“이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안 좋아서 걱정이다”라는 취지로 얘기했고, 대통령은 “건강이 안 좋아서 어떻게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3년 7월1일, 당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손 회장의 사면 청탁은 계속됐다. 2015년 1월 씨제이가 투자·배급한 영화 <국제시장>을 함께 관람한 박 대통령에게 ‘선처’를 부탁했고, 그해 2월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센터’ 개소식 때도 “이 회장이 풀려나야 사업이 잘 돌아갈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과 6월에도 대통령을 만나 이 회장이 빨리 선처받기 바란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안 전 수석 수첩의 메모가 씨제이의 사면 청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메모 옆에는 ‘재상고→기각→형집행정지 신청(재수감 검찰 결정)’이라는 말이 같이 적혀 있었다. 이 회장이 재판 결과에 불복해 재상고를 한 상황에서, 재상고가 기각되더라도 검찰이 권한을 갖고 있는 형 집행정지 결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재상고를 취하하고 다음달인 8월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상고는 무죄를 다툴 수 있는 마지막 절차로, 당시 씨제이가 재상고를 포기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형이 확정돼야만 특별사면 대상이 되기 때문에 씨제이가 청와대 교감 아래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재상고를 취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씨제이는 지난해 1월 박근혜 정부가 역점 추진하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1조4000억원(경기 고양시 케이컬처밸리)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도 13억원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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