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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교회, 흑인 커뮤니티, 그리고 동성애혐오의 정치학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 Episode 0587 -- Pictured: (l-r) Musical guests Pharrell Williams and Kim Burrell perform on December 08, 2016 -- (Photo by: Andrew Lipovsky/NBC/NBCU Photo Bank via Getty Images)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 Episode 0587 -- Pictured: (l-r) Musical guests Pharrell Williams and Kim Burrell perform on December 08, 2016 -- (Photo by: Andrew Lipovsky/NBC/NBCU Photo Bank via Getty Images) ⓒNBC via Getty Images

가수이자 사랑과 자유 펠로우십 교회 목사인 킴 버렐이 12월 30일에 동성애자 남녀의 라이프스타일과 사치가 ‘변태적이고 부도덕적’이라고 발언해 뉴스와 소셜 미디어에서 폭풍이 일었다. 버렐은 현재 투병 중인 에디 롱 목사[주: 공개적으로는 동성애를 비난했으나 미성년 남성 신도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았다]를 종교계에 먹칠을 한 위선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연히 즉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서 이 논란에 뛰어들었다. 증오가 담긴 냉혹한 발언이라며 버렐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옥타비아 스펜서, 퀘스트러브, 재널 모네, 퍼렐 윌리엄스, 욜란다 아담스, 샤카 칸 등은 버렐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부적절한 발언이며, 크리스천을 자청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들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엘렌 디제너러스 쇼 출연이 취소되었을 뿐 아니라, 버렐 자신의 라디오 쇼 ‘브리징 더 갭’도 취소되었다. 여성 가스펠 가수들의 대모인 셜리 시저는 공세에 시달리는 버렐을 변호한 몇 안 되는 유명 인사였다. 흑인 블로그계는 이 주제에 대한 포스트로 뒤덮였다. 성경을 인용해 버렐을 두둔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버렐이 무지하고 둔감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 역시 많았다.

버렐은 자기 입장을 고수하고 사과하길 거부했으며, 자신의 말을 맥락에서 끄집어내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렐은 특정 집단 사람들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지지했다가 곤경에 처한 유명인은 아니다. 분명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버렐은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지금도 논쟁이 진행 중인 이슈인 동성애혐오에 관해 논란의 여지가 분명한 자신의 관점을 더했다. 목사가 게이들에 대해 직접적,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발언을 하는 교회를 다닌 흑인들(특히 35세 이상)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목사의 입에서 나올 법한 단어들로는 부도덕하다, 죄악이다, 변태적이다, 크리스천답지 않다 등이 있다. 레위기를 언급하고 분석하며, 상세히 읊는다. 물론 이런 이슈에 대해 최소한의 입장, 심지어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흑인 목사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수가 적고 드물다. 흑인 커뮤니티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우리 흑인 커뮤니티에는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깊고 열정적인 시각을 품은 곳들도 많다. 이발소에서, 미용실에서, 농구장에서, 반(反) 게이 친척들과 함께 모이는 크리스마스의 할머니 댁에서, 그 외에 흑인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동성애가 대화 주제로 등장하곤 한다. 정서는 보통은 부정적이고(특히 45세 이상일 경우), 잘해봐야 양가적이다. 나로선 그런 태도는 당황스럽다. 흑인 게이와 레즈비언들은 우리 커뮤니티에, 특히 교회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러 흑인들은 여성과 게이 남성들이 없었다면 교회는 예전에 멸종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합창단 지휘자, 합창단원, 피아니스트, 안내원, 신도들, 때로는 목사 자신까지도 상당수가 게이와 레즈비언이다. 이들은 늘 정체성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해도 언제나 종교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킴 버렐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종교는 제쳐 두고라도, 제임스 볼드윈, 오드르 로드, 로레인 한스베리, 알랜 로크, 랭스턴 휴즈, 준 조던부터 지금도 살아있는 여러 사람들까지, 흑인 LGBTQ 커뮤니티는 흑인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필수적이고 활기찬 요소였다. 지금 언급한 사람들 일부, 혹은 전부가 없었다면 흑인의 지적, 문화적 영역에 얼마나 큰 빈자리가 생길지 상상해 보라. 사실 다들 쉬쉬하긴 하지만, 흑인 커뮤니티 일각에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을 지지하기를 꺼리거나 대놓고 거부하는 것은 이 운동을 주창한 사람들 일부의 섹슈얼리티 때문이다. 과거만큼(특히 흑인 밀레니얼 세대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아직도 호모섹슈얼리티와 레즈비어니즘은 ‘백인들이 하는 것’이라 여기고, 그러한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는 ‘소수의 흑인’들은 괴짜들, 일탈자들, 백인을 흉내내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흑인들이 많다.

이렇게 부정하고, 때로는 노골적인 위선을 내세웠기 때문에, 우리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엄청난 HIV, AIDS 등 성병 발병률로 고통을 겪었다. 우리의 LGBTQ 형제 자매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살 수 없을 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면을 쓰고 위선이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한다. 위장 결혼을 하고, 도망가고, 위장하고, 섹슈얼리티를 비밀로 하고, 자책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섹슈얼리티에 대한 흑인 커뮤니티의 엄격하고 구시대적인 태도가 우리를 정체시키고 때로는 죽이기도 한다. 우리 커뮤니티는 섹슈얼리티에 대해 눈을 뜨고, 부정에서 벗어나고, 현실을 바로 보며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발전이 여기에 달려 있다.

*이 글은 이스트테네시대학에서 흑인의 역사와 젠더를 가르치는 엘우드 왓슨 교수가 기고한 글입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Black Church, The Black Community And The Politics Of Homophobi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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