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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들이 밝힌 좋은 보고서의 특징 5가지

거의 3년 전에 나온 책인데 역주행해서 다시 인기를 끈 책이 있다. 바로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 저)다.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저자가 8년간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에게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말과 글’에 관한 책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책들이 더 있다. 사실 직장인들에게 가장 압박처럼 느껴지는 업무는 상사에게 보고서를 쓰는 일이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오죽 그 압박이 심할까? 방대한 정보가 오가는 곳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 노무현 대통령 시절 비서실에서 작성된 보고서를 보고 대통령이 지적했던 문제 의식은 다음과 같다. 일반 기업의 직장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1. 보고서의 작성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왜 작성된 것인지, 무엇을 결정해야 할 것인지 등 보고서의 작성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어떤 것을 결정해 달라거나, 참고용이라든가, 회의를 하거나 지시를 내려달라는 등의 주문사항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만 봐서는 이 보고서를 왜 작성했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지시사항에 대한 추가 의견을 보고하려는 것인지, 지시사항이 일리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말하는 것인지 약간 모호합니다. 또한 앞으로 누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취지가 분명하지 않고, 대통령비서실에서 어떻게 점검, 관리하겠다는 뜻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2005.7.26 대통령 메모)”” (책 ‘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보고서의 목적이 불분명하면 상사는 그것을 읽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보고서는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 특히 보고를 받는 상사의 성향에 따라 어떤 지점이 분명해야 하는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보고서의 목적은 확실해야 한다.

2. 보고서를 읽고 의문이 남지 않아야 한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궁금해하지 않도록 필요한 내용이 제대로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책보고서에는 현 상황뿐 아니라 과거의 정책 사례를 함께 담아줄 것을 주문했다. “근거에 대한 명시도 없고, 참고자료도 없이 그냥 몇 줄 설명만을 달아서 보고하고 있습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제의 뿌리에 접근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그리고 논리정연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정당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2004.8.10 국무회의 시)””(책 ‘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이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근거자료들이 풍성해야 한다. 구체적인 자료들이 뒷받침이 되어야 보고서가 완벽해 진다. 그렇지 못할 경우 보고 받는 이는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3. 보고과정에서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련부처나 비서실 내에서 협의를 거쳤는지, 회의를 통해 논의할 사안은 아닌지 등을 묻는 것이다. 보고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의견을 수렴해 가는 절차를 강조한 것이다. “정책결정 결과뿐 아니라 정책의 형성 과정을 소상히 보고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결정자가 그 과정을 믿고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책준비 과정에서 복잡한 고려사항이 있거나 중요한 정책인 경우, 그에 맞는 검증 절차와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할 때 최대한 오류를 배제할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고서에 논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에는 TF구성, 토의 경과 등의 어떤 논의 기구에서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기록해야 합니다. (2005.2.3 대통령 메모)””(책 ‘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국가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사안이든 여러 부처(부서)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종종 충돌이 일어날 때도 있다. 그래서 적절한 절차가 필요하다. 의견을 수렴해 가며 좁혀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에 대한 내용이 보고서에는 함께 적혀 있어야 한다.

4. 보고서 사용의 편리성, 효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작성하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보고서라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보고서로 인해 대통령의 시간이 낭비되어선 안 된다. “보고서 내용을 보니 반드시 열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보고서를 선별해 주기 바랍니다. 중요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보고서로 인하여 대통령의 시간, 체력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2005.2.17 대통령 메모)”” (책 ‘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나 작성하는 사람 모두 시간 낭비가 되면 안 된다. 그런데 의외로 보고서로 인해 시간 낭비를 할 경우가 많다. 보고서 작성의 간소화, 효율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비슷한 내용이 여러 차례 반복되어 작성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5. 기본적인 보고서 형식이 갖추어져야 한다.

“보고서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이나 체계 등 기본적인 형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보고서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후일 지식관리나 공개홍보 등의 목적을 항상 염두에 두고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강조한다.”(책 ‘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보고서의 내용 못지 않게 형식이 중요하다.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형식이 부실하면 보고서 자체가 쓸모 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형식이 중요하고 디자인도 중요하다. 제목과 목차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보고서 작성할 때 꼼꼼히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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