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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행정관이 '국가 안보'라 답했다가 헌재 소장에게 혼난 사연

  • 박세회
  • 입력 2017.01.12 07:41
  • 수정 2017.01.12 09:39

최순실씨의 '개인비서'로 의심받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공식 업무'와 관련해 최씨와 빈번한 문자를 주고 받고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의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또 '국가 안보'가 나오며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측은 증인으로 나온 이 행정관이 최씨와 "기 치료 아주머니 이상 없이 모셨습니다" 등의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이 행정관에게 "'원장님 이상 없이 끝내시고 봉투 드리고 모셔다드렸습니다', '채혈한 거 잘 챙기겠습니다', '홍 부장님 도착해서 옷 보고 계십니다' 등의 문자를 주고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한 이 행정관은 그러나 계속된 국회 측 추궁에 "정확히 기억을 못 하지만 아마 그랬던 것 같다"고 마지못해 시인했다.

국회 측은 "압수된 이 행정관의 문자 내역으로 추정컨데 2013년 4월부터 7월까지 13회에 거쳐 (최씨에게 보낸) '오시냐, 안오시냐'란 문자가 나왔다"며 "일주일에 한번 정도 그런 류의 문자 왔다갔다 한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씨는 소추위원 측의 “의상실에서 대통령의 옷을 찾아온 횟수가 20~30회쯤 되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답했으며, 이어 “의상을 찾으러 간 것은 부정기적이었다”며 “의상은 대부분 순방길 의상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방이 있으면 자주가고, 순방이 없으면 안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변론 중에 웃지 못할 질답도 있었다.

무등일보 등에 따르면 이영선 행정관이 '보안 손님'이 누구냐는 질문에 '국가 안보'라 답하자 박한철 헌재 소장은 "탄핵의 근거를 따지는 자리에서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대한 증인의 대답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무등일보는 이를 보다 못한 강일원 재판관은 "최순실의 출입이 어떻게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냐"며 "증인이 맡았다는 비공식 업무는 이 자리에서 비밀이 될 수 없다. 그러한 태도는 오히려 증인을 범죄자로 보이게 한다"고 못 박았다고 전했다.

이 행정관은 유도 선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경호를 담당하다 대통령 당선과 함께 청와대 4급 행정관으로 채용됐다.

그는 그러나 TV조선이 공개한 2014년 11월 '의상실 영상'에서 최씨 휴대전화를 셔츠에 닦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최씨의 개인비서로 일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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