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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0주년 : 우리 모두가 아이폰에 감사해야 할 10가지 이유들

  • 허완
  • 입력 2017.01.10 15:36
  • 수정 2017.06.29 16:22
Shares of Apple Inc. rose more than 6 percent April 26, 2007, soaring above $100 for the first time after reporting quarterly profits that increased 88 percent on strong sales of its iPod's and Macintosh computers. CEO Steve Jobs , pictured back in January 2007, introduced the new iPhone which is scheduled to hit stores in June.  (Photo by Kim Kulish/Corbis via Getty Images)
Shares of Apple Inc. rose more than 6 percent April 26, 2007, soaring above $100 for the first time after reporting quarterly profits that increased 88 percent on strong sales of its iPod's and Macintosh computers. CEO Steve Jobs , pictured back in January 2007, introduced the new iPhone which is scheduled to hit stores in June. (Photo by Kim Kulish/Corbis via Getty Images) ⓒKim Kulish via Getty Images

2017년 1월9일은 애플 아이폰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2007년 1월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Macworld 2007)에서 당시 애플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터치 컨트롤을 지닌 와이드스크린 아이팟, 혁신적인 모바일 폰, 획기적인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기기"로 아이폰을 소개했다.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이폰 10주년을 축하하며 아이폰이 가져온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후 10년 간, 10억대 넘게 판매된 아이폰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아이폰은 금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 통합의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같은 새로운 제품은 물론,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있어 필수적이 된 수많은 앱의 탄생을 이끌었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은 고객들의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 됐고,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아이폰은 우리가 소통하고 즐기고 일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재정립하고 있다"며 "아이폰은 첫 10년 동안 모바일 컴퓨팅의 기준을 세웠다"고 밝혔다.

아이폰이 가져온 변화를 나열하자면 사실 끝이 없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본격적인 스마트폰의 역사는 아이폰 출시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은 아이폰에 빚진 게 많다는 뜻이다.

허핑턴포스트는 우리 모두가 아이폰에 감사해야 할 10가지 이유를 꼽아봤다.

1. 문자·통화가 전부이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아이폰이 있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단 두 가지의 소통방식을 제공했다. 전화, 문자. 끝.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땐 정말 심심했던 시절이었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린 덕분에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구들 중 몇 개만 잠깐 나열해보자.

이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스냅챗, 위챗,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 링크드인, 핀터레스트, 바이버, 웨이보, 바이두, 페이스북메신저, 와츠앱 등등.

"오늘 애플은 전화를 다시 발명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 때 이렇게 말했다. 그 때도 코웃음 친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 이 말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2. 손톱 크기의 자판과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도 스마트폰 비슷한 제품들이 있었다. 이메일을 보낼 수 있고, (굼뜨지만) 터치도 되는 것들. 그러나 아이폰은 기기에서 키보드를 빼버리는 대신 화면을 키웠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포인팅 디바이스"인 손가락 만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했다.

매셔블의 베테랑 기자 랜스 울라노프는 아이폰을 처음 작동해봤을 당시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마침내 처음으로 아이폰을 만져봤던 그 날에 대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마치 지구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 아이폰은 내가 만져봤던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아름답고, 즉각 반응하고, 직관적이며 똑똑했다.

키보드를 완전히 빼버린 애플의 발상은 그 당시에도 꽤 혁신적이었다. 그 때 그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아이폰의 가상 이미지를 나름대로 상상해 본 그림들을 살펴보라. 당시의 상상력은 딱 여기까지였다.

3.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고 축소할 수 있다

지금이야 누구나(심지어 어린 아이까지도)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우거나 줄이는 행위에 익숙하지만,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멀티터치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그러니까 반응성이 뛰어난 정전식 터치스크린도 찾기 힘들던 시절이다.

그 대신 당시의 '스마트폰'에는 감압식 스크린, (스크린을 꾹꾹 누르기 위한) 스타일러스, 그리고 키보드, 키패드 따위가 있었다. (잡스는 "스타일러스를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호언장담했지만... 'S펜'을 장착한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이후 꽤 큰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다.)

애플은 초기 멀티터치 기술 개발사 중 하나였던 'Fingerworks'를 2005년 인수했고, 이 기술을 아이폰에 녹여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마법처럼 작동한다!"는 말로 멀티터치 기능을 설명했다.

물론 당시에도 멀티터치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었다. 그러나 정전식 모바일 스크린에 얹힌 이 기술이 비로소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건 아이폰부터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4. 그 옛날의 휴대폰은 정말 복잡했다

여기까지 쭉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눈치챘겠지만, 아이폰은 사실 여러 구석에서 '최초'가 아니었다. 탑재된 기술도, '스마트폰'이라는 개념도 모두 처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이폰이 혁신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UX(사용자경험)였다. 정전식 터치, 멀티터치 같은 새로운 입력 방식은 물론, 하드웨어와 긴밀하게 연동되는 소프트웨어(iOS)까지. 아이폰은 휴대폰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아이폰 이후,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 및 부품사들은 UX와 관련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스펙'도 중요하지만, 그 모두를 아우르는 사용자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직후인 2010년 1월, 'UX 혁명'을 다뤘던 지디넷코리아의 아래 기사들을 참고해보자.

애플 아이폰을 써본 많은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뭔가 다르다.

과거에 쓰던 휴대폰과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뜻일 게다. 아이폰은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앞세워 키보드가 가진 위상을 흔들었고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인 앱스토어를 통해 휴대폰을 이용하는 방식에도 일대혁명을 몰고왔다. (지디넷코리아 2010년 1월10일)

(NHN 조수용 이사) UX관점에서 아이폰을 바라보면 저는 즉시 응답성을 높게 평가해요. 애플이 다른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놓지 않았던게 바로 이거에요. 터치하는 순간 반응하는 것을 구현한 겁니다. 아이폰 첫화면이 단순하잖아요? 켜자마자 보여줘야 하니까. 이걸 위해 애플은 나머지는 포기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UX 전략이죠. (지디넷코리아 2010년 1월18일)

5. 앱으로 치킨도 시켜먹고 방도 구하고 택시도 부른다

사실 아이폰이 지난 10년 간 이룬 최대의 혁신은 기기 그 자체보다는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창조해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앱스토어는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아이폰 첫 출시 이듬해인 2008년 7월에 첫 선을 보인 애플 앱스토어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용자들에게 수많은 종류의 앱은 곧 스마트폰 기능의 확장을 의미했다. 개발자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열렸다.

지금 널리 쓰이는 서비스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인스타그램, 우버 같은 서비스는 물론, 카카오톡이나 배달의민족, 직방 같은 국내 서비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은 곧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현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2008년 9월)과 블랙베리 앱월드(2009년 4월) 등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아이팟과 함께 등장시킨 '아이튠스스토어'로 음악 유통 시장을 뒤흔들었던 애플은 앱스토어로 또 한 번 거대한 변화를 창조했다.

6.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아이폰 덕분에 대중화의 물결을 탄 스마트폰은 정말 많은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 (4번에서 언급했던) 앱스토어 덕분에 새롭게 열린 비즈니스 기회 뿐만이 아니다. 카메라, 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 제조사에 연관된 산업이 전부도 아니다.

'모바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사업 영역은 모두 스마트폰 덕분이라고 보면 된다. 미디어, 광고,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등. 이 모두를 통칭하는 모바일산업의 시장규모는 3조3000억달러(약 4000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창출된 일자리는 1100만개로 집계됐다. (모두 2014년 기준)

7. 폰으로 인터넷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아이폰이 와이파이(wi-fi) 기술을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이폰이 첫 번째 스마트폰이었다. 폰으로 인터넷에 마음껏 접속하는 경험을 처음으로 선사한 게 바로 아이폰인 셈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특히 한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 휴대폰에서 와이파이 대신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 같은 각 통신사들의 서비스에 접속해야만 인터넷(과 비슷한 것)을 쓸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요금은 정말, 정말, 비쌌다. '맞고'라도 한 번 하려면 게임 구입비용에 비싼 데이터통화료까지 물어야 했다. 그 유명한 위피(WIPI)와 WAP 덕분(?)이다.

2009년 11월 아이폰 한국 출시를 계기로 마침내 한국에도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이 나오기 시작했고,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 없던 통신사들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는 그 길로 막을 내리는 신세가 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이 출시되기 직전인 2009년 10월, 전자신문의 분노가 느껴지는 이 기사를 읽으며 그 때의 추억을 떠올려보자. (위키피디아의 '대한민국의 아이폰 출시' 항목에 더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기존 국내 위피(WIPI) 기반 통신사 콘텐츠 포털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통신료 수익’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전 세계 모든 통신사의 욕심이기도 했습니다. 즉 음성 통신 이외에 모든 데이터 통신에 대해서 ‘전송량’만큼 돈을 받겠다는 거죠.

그러니 3,000원짜리 게임을 하나 받으려 해도 통신료를 1만원 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물론 회사가 돈을 벌겠다는 게 욕심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과욕이 되면 문제가 되는 거죠. 내가 3,000원 정도 가치를 느끼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았는데 1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또 내야한다면 아예 1만 3,000원 짜리라고 표시를 했어야죠. (전자신문 2009년 10월6일)

8.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 그 옛날에도 물론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삼성 '애니콜 V200'(2000년)과 팬택 '스카이 IM-3100'(2001년) 같은 초기작들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폰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불 붙기 시작한 스마트폰 개발 경쟁에서 카메라 기술 경쟁이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 덕분에 요즘은 사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제법 그럴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늘 들고다니는 스마트폰 하나로!

최초 출시됐던 아이폰의 카메라는 달랑 하나 뿐이었고, 고작 200만화소 수준이었다. 지금은? 아이폰을 비롯한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관련 기술은 정말 눈부시게 발전했다. 오토포커스, 광학손떨림방지는 기본이고, 4K 영상도 찍을 수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당신의 그 '똑딱이' 디카는 지금 어디에 있나?

9. 모두가 디자인에 신경쓰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마트폰은 아닐지도 모른다. 디자인은 각자 취향의 영역이기도 하고, 모든 아이폰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이폰이 이후 출시될 스마트폰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 큰 스크린, 버튼을 최소화한 간결한 디자인. (흉측하거나 난해했기 짝이 없던 그 옛날 휴대폰의 디자인을 잠시 떠올려보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디자인이 기술을 지휘하는' 회사로 만들었다. 기기를 만든 다음 디자인을 살피는 게 아니라, 디자인을 구성해놓고 그 안에 기술을 끼워넣는 것. 직관성과 단순성, 명확성으로 표현되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그렇게 아이폰에서 꽃을 피웠다.

예나지금이나 너무 심하게 아이폰을 따라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스마트폰 디자인이 상향평준화 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에어팟은 여전히 난해하게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아이폰 배터리 케이스도...)

10. 세상에는 뛰어난 스마트폰이 많아졌다

9가지 이유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아이폰은 우리가 지금 알고있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기의 표준을 만들어왔다. '스마트폰은 이래야 한다'는 어떤 원칙을 제시한 것.

이후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많은 종류의 스마트폰이 저마다의 성능을 뽐내며 세상에 등장했고,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혁신이 계속되는 시대의 혜택을 누렸다.

물론 이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정체될 만큼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많고, 기술 수준 역시 더 이상의 파괴적 혁신이 어려울 만큼 발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도 아이폰 이후의 '다음 혁신(next thing)'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인한 이 모든 변화가 꼭 10년 전 아이폰에서 시작됐다는 사실 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폰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세계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조금 더 늦게 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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