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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예방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임플란트

  • 김도훈
  • 입력 2017.01.09 06:40
  • 수정 2017.01.09 06:41

HIV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PrEP(pre-exposure prophylaxis 노출전 예방)이라는 약을 매일 먹으면 감염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 혁신을 통해 새로 HIV에 감염되는 비율이 일부 집단에서는 낮아졌지만, 하루에 한 알씩 먹는 복용법을 고수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PrEP를 낮은 비용으로 장기 복용할 수 있는 법을 찾아왔다.

장기 해결책을 위해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최고 1년까지 꾸준히 PrEP를 방출하는 피하 임플란트 개발에 최고 1억 4천만 달러까지 투자하고 있다.

메디치 투약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장비는 보스턴의 인타시아 세라퓨틱스 주식회사에서 개발 중이다.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HIV 예방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 장비는 어떻게 약을 구하고 보관할 것인지, 혹은 매일 잊지 않고 복용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할 필요 없이 약을 복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게이츠 재단의 HIV 프로그램 책임자 에밀리오 에미니는 HIV와 AIDS의 피해가 가장 극심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허핑턴 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말했다.

HIV는 지금도 상당히 심각한 전염병이고, 사하라 이남에 사는 젊은이들의 감염률이 가장 높다. 현재 효과적인 HIV 백신은 없으며,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약품은 매일 먹는 알약 형태로만 존재한다. 인타시아의 몸에 심는 메디치 투약 시스템은 장기간에 걸쳐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을 공급할 수 있으며, 꾸준한 투약이 힘든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HIV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루에 한 알씩 먹는 HIV 예방약은 치료가 불가능하며 치명적일 수도 있는 HIV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제지하는 혁명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위험도가 높은 여러 집단간의 효과가 서로 다르다는 연구가 있었다. 생물학적 이유가 아니라, 꾸준한 복용을 막는 사회 및 문화적 요인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PrEP 알약은 캘리포니아의 게이 남성들에게는 거의 100%의 효과를 보인 반면, 아프리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PrEP 효과 실험에서는 HIV 감염이 유의미하게 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빈곤 국가의 여성들은 남성 우위 사회 안에서 그들의 지위 때문에 전반적으로 HIV를 예방하기 힘들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매일 약을 복용하거나 심지어 콘돔을 사용하자는 주장조차도 파트너가 반대하면 이 여성들에겐 넘기 힘든 장애물일 수 있다. 피하 임플란트나 질 링(미국국립보건원이 2016년에 테스트했다)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장비는 HIV 예방이 필요하지만 눈에 잘 띄는 약을 집에 보관할 수 없거나 병원에 약을 받으러 가는 모습이 목격되어서도 안되는 여성들에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복부 피부 아래에 심는 임플란트는 섹스 상대에게 눈에 띄지 않을 것이고, 사용하기 위해 섹스를 중단할 필요도 없고, 가끔씩 교체해주기만 하면 된다.

PrEP 복용을 권장 받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장기 HIV 예방 도구가 쓸모가 있을 것이다. HIV에 감염된 사람과 사귀는 사람, 1대 1의 관계가 아닌 관계에 있는 사람, 주사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 HIV 감염 여부를 모르는 사람과 보호 장비 없이 섹스하는 사람들 등이다.

매일 먹는 약에 비해 장기 임플란트가 갖는 장점은 피임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장기 피임법(Long-acting reversible contraception, LARC)은 실패율이 1% 미만인 반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피임 알약의 실패율은 9%에 달한다. 몇 년 동안 유지되는 LARC는 여성이 매일 잊지 않고 약을 먹거나 매달에 한 번 새로 약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임플란트는 인타시아의 장비 외에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과학자들은 PrEP를 방출하며 90일마다 교환해야 하는 생분해되는 임플란트를 개발 중이다. 비영리 단체인 오크 크레스트 과학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임플란트도 희망적이다. 그러나 인타시아는 이미 당뇨병약을 방출하는 장비의 임상 실험을 상당히 진행해 본 적이 있다는 점에서 메디치 투약 시스템이 더 유리하다고 조너선 리 박사는 말한다. (하바드 의대와 브리검 여성 병원 조교수인 리 박사는 이번 임플란트 개발에 관여하지 않았다.) 인타시아의 임플란트가 PrEP에도 잘 작용한다면 가장 먼저 출시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AIDS 연구소장 폴 볼버딩 박사는 현재 실험 중인 장기 예방 주사보다 임플란트가 더 낫다고 말한다. 주사 역시 눈에 띄지 않는 장기 해결책이지만, 앨러지나 부작용이 생기면 임플란트는 제거해 버리면 되지만 주사는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장비가 제일 먼저 출시되든, 1년짜리 피하 임플란트는 HIV 예방을 돕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리는 결론내렸다.

“매일 약을 먹는 건 힘들 수 있다. 특히 오직 예방 목적뿐인 약을 젊고 건강한 성인이 먹을 경우 그렇다. 1년에 한두 번만 다시 채우면 되는 임플란트 장비는 HIV PrEP 치료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 몸에 심을 수 있는 장기 피임 장비가 피임의 선택지를 넓혔던 것과 마찬가지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허핑턴 포스트의 프로젝트 제로의 스폰서다. 외면 받은 열대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모으는 프로젝트다. 이 글은 프로젝트 제로 기사는 아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An Implant Could Revolutionize The Way We Protect Ourselves From HIV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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