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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달과 지구에 대한 신기한 이야기 4가지

우리가 사는 지구 역사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 내용에는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대체로 이런 내용을 다룬 책들은 딱딱하다. 비전공자들이 읽기에 부담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이것을 읽기 쉽게 대중의 눈높이로 엮어낸 책이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로버트 M. 헤이즌(Robert M. Hazen) 교수의 ‘지구 이야기’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의 고향 행성을 올바르게 알고 그것을 형성한 영겁을 이해하려면, 먼저 일곱 가지 핵심적인 사실을 숙지해야 한다.

1. 지구는 예나 지금이나 구성 원자들을 재활용하고 있다.

2. 지구는 인간의 시간 틀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오래되었다.

3. 지구는 3차원이며, 그 행동 대부분이 우리 시야에서 가려져 있다.

4. 암석은 지구사의 기록 보관 담당자다.

5. 지구계-암석,대양,대기,생명-는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6. 지구사는 가끔씩 갑작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로 잠시 중단되는 정체기를 아우른다.

7. 생명은 예나 지금이나 지구의 표면을 변화시키고 있다.

(책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저)

본격적인 지구, 그리고 관련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1. 태양은 욕심꾸러기 공이었다.

“우주공간에서 성운은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되다가 마침내 어떤 계기로, 예컨대 폭발하는 인근 항성의 충격파를 받아 붕괴하기 시작해 새로운 항성계로 바뀌어갈 수 있다. 45억 년 전, 그러한 어떤 계기가 우리 태양계를 만들었다. 100만 년에 걸쳐, 태양계 이전의 가스와 먼지 덩어리가 지극히 천천히 소용돌이치며 안쪽으로 끌려들어왔다. 빙글빙글 도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처럼, 중력이 가녀린 팔들을 중심으로 끌어당김에 따라 거대한 구름은 점점 더 빠르게 회전했다. 붕괴와 회전속도가 빨라진 구름은 더 짙어지고 납작해지면서, 가운데가 점점 더 불룩해지는 원반 모양이 되었다. 발생기의 태양이 된 것이다. 중심에 수소를 잔뜩 지닌 욕심꾸러기 공은 점점 더 커지다가, 마침내 전체 구름 질량의 99.9퍼센트를 집어삼켰다. 공이 자라나자 내부 압력과 온도가 용융점까지 올라갔고, 태양에 불이 붙었다.” (책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저)

태양이 생기는 과정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가스와 먼지 덩어리가 태양의 시작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읽다 보면 과학자도 상당히 문학적 소양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은 딱딱하게 구술하려면 끝이 없다. 태양을 욕심꾸러기 공으로 비유하고 전체 구름 질량의 99.9퍼센트를 집어삼켰다고 표현하니 이해가 쉽다. 그렇게 커진 공의 내부 압력과 온도가 용융점까지 올라가 불이 붙게 된다. 45억 년 전 붙은 불을 아직도 우리가 볼 수 있다.

2. 태양계 기원에 대한 단서는 두 가지다.

“다음에 일어난 일에 대한 단서들은 우리 태양계의 기록 안에-태양계의 행성과 위성, 혜성과 소행성, 풍부하고 다양한 운석 안에-보존되어 있다. 두드러진 특성 한 가지는 모든 행성과 위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같은 평면상에서 같은 방향으로 공전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그와 거의 같은 평면과 방향에서 태양과 행성들 대부분이 자전하기도 한다(태양계에서는 금성과 천왕성만 다른 행성들과 반대 방향으로 자전한다-옮긴이). …. 우리 태양계에서 관찰되는 궤도가 거의 균일하다는 사실은 행성과 위성 모두가 펑퍼짐하게 돌고 있던 같은 원반의 먼지와 가스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응집해 생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웅대한 천체 모두가 소용돌이치는 구름이던 시절부터 같은 회전감각-나눠가진 태양계 전체의 각운동량(회전운동을 하는 물체의 운동량)-을 간직하고 있다.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두 번째 단서는 8대 행성의 독특한 분포에서 찾을 수 있다. 태양에 가까운 네 개의 내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대부분 규소, 산소, 마그네슘, 철로 이루어진 비교적 작은 석질 세계다. 검은 화산암인 현무암 같은 고밀도 암석이 행성의 표면을 뒤덮고 있다. 반대로 네 개의 외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스행성이다.” (책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저)

태양계 역사 초기에 태양은 수소와 헬륨을 더 차가운 영역까지 멀리 날려보냈다. 휘발성 기체가 냉각되고 응축되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네 개의 천체가 되었다. 그리고 태양 주위에 있던 굵고 광물이 풍부한 먼지들이 재빨리 뭉쳐서 석질로 이루어진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의 네 개의 행성을 만들었다. 이들 행성의 궤도가 거의 균일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응집해 생성되었음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현재의 모습들로 태양계 초기를 상상할 수 있다.

3. 달은 점점 지구로부터 멀어진다.

“45억 년 전의 달은 우리가 오늘날 보는 낭만적인 은쟁반이 아니었다. 오래 전 그것은 훨씬 더 을씨년스럽고 위압적이었으며, 지구의 표면 근처 환경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모두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로 귀결된다. 달은 지구 표면에서 겨우 2만 4,000킬로미터 높이, 다시 말해 워싱턴DC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까지의 비행거리와 별 차이가 없는 거리에서 형성되었다는 사실이다. 그에 반해, 오늘날의 달은 지구 표면에서 38만 5,000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다. 거대한 달이 그처럼 맥없이 떠내려갈 수 있다니 언뜻 보기에는 전혀 그럴 법하지 않지만, 측정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책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저)

초기의 달과 지금의 달은 여러 가지 점에서 다르다. 우선 지구와의 거리가 다르다. 점점 달은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아폴로호 우주인들이 달 표면에 놓고 온 거울 덕분에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레이저 광선을 지구에서 쏘면 그 거울에 반사되어 오는 시간으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를 잰다. 달은 매년 평균 3.82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다. 또한 겉모습도 달랐다고 한다. 현재의 반짝거리는 듯한 예쁜 달이 아니라, “화산이 맹렬하게 활동하는 난폭한 천체”였다.

4. 검은 현무암은 지구 표면 근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암석이다.

“광물을 형성하는 모든 단계가 전 단계에서 논리적으로 뒤따라온다. 지구 최초의 감람암 지각은 결정적이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는 청소년기였고, 모태는 원시 마그마 대양이었다. 마침내 식어서 굳어진 순간, 감람암은 어디든 표면 근처에 남기에는 밀고다 너무 높다고 판명되어 지구 깊은 곳으로 다시 가라앉았다. 지구를 둘러싸려면 그보다 밀도가 낮은 다른 암석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현무암이다. 검은 현무암은 모든 지구형 행성 표면 근처에서 가장 두드러진 암석이다. 소행성이 때린 흉터를 지닌 수성의 외부도 대부분 현무암이다. 불에 타버린 산 같은 금성의 표면과 풍화되어 붉은 화성의 표면도 마찬가지다. …. 또한 지구에서도, 모든 대양 바닥을 포함한 행성 표면의 70퍼센트가 현무암 지각을 기초로 한다. ….현무암 지각이 필연적으로 형성되자, 지구는 난생 처음으로 둥둥 끌 수 있으면서도 튼튼한 고체 표면을 누리게 되었다. 지각이 생성되기 전, 마그마와 감람암만이 행성 표면을 규정하던 때에는 어떤 특징적 지형도 평균 고도를 넘어 상당한 높이까지 오래 올라갈 수 없었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감람암 곤죽은 산을 떠받치기에는 턱없이 약하다. 하지만 밀도가 비교적 낮으면서도 단단한 현무암은 얘기가 다르다.” (책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저)

지구뿐 아니라, 수성, 금성, 화성 등 내행성 모두 표면에는 검은 현무암이 두드러진다. 지구는 현무암 덕분에 둥둥 뜰 수 있으면서 동시에 튼튼한 고체 표면을 가지게 되었다. 지구의 초기 모습이 검은 색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그 후에 큰 바다가 형성되면서 다행히(!) 지구는 파란 색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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