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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주변 상가에 도착한 '새해엽서'의 정체(사진)

“광화문 캠핑촌에서 왔습니다. 매주 촛불집회로 손님이 몰렸을 텐데, 주말마다 고생하신 아르바이트 노동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엽서 들고 왔습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분들도 읽어봐 주시고, 사장님께도 꼭 전해주세요.”

6일 낮 1시께 유흥희(46) 기륭전자 분회장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엽서를 전했다. 알바 노동자는 늦은 점심 손님을 맞느라 분주한 중에도 “고맙습니다”라며 엽서를 받아들었다.

이날 ‘박근혜퇴진 광화문광장 캠핑촌’ 소속 촌민 10여명은 광장 일대에 있는 식당과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상점 50여곳을 찾아 촛불집회에 나오는 시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미리 준비한 200여장의 엽서는 한 시간 만에 동났다. 가게마다 사장들이 자리를 비워 엽서는 주로 알바 노동자들에게 전해졌다.

동행한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촛불집회로 광화문 인근 업체들이 호황을 맞았지만, 알바 노동자들은 평소보다 노동강도가 세졌다”면서 “생계 문제로 집회에 나오지 못한 알바 노동자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하고, 사장님들이 최저임금을 꼭 지켜주고 촛불 특수로 얻은 초과 수익을 알바 노동자들에게 나눠줬으면 하는 바람에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인근 곳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매장 안에서 촛불집회의 열기를 실감하고 있었다. 설렁탕 가게를 운영하는 국준후(34) 대표는 “주말에 집회 끝나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보니 일하는 분들이 바빠져서 임금을 조금 더 챙겨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김아무개(25)씨는 “주말마다 쉼 없이 일하지만, 월급은 똑같다”며 “바쁜 날은 인원이라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새해에도 촛불 시민들을 맞는 노동자들의 손길은 분주할 모양이다. 7일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집회는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416연대가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집중 집회로 연다.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되는 본집회에는 세월호 생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살아남은 지난 1000일의 시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4·16 합창단의 공연과 세월호 추모시 ‘숨쉬기도 미안한 4월’을 쓴 함민복 시인의 시낭송, 가수 이상은씨 공연 등이 이어진다. 저녁 7시에는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을 희망한다는 의미로 소등 퍼포먼스도 벌인다.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희생자 학생들의 단체사진 등을 앞세우고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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