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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5가지 증거

  • 박세회
  • 입력 2017.01.06 13:01
  • 수정 2017.01.06 13:02

마침내 지카 바이러스의 심각한 보건 위협은 공식적으론 끝났다. 그러나, 지카의 영향은 결코 없어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는 11월에 지카 바이러스의 '국제 공중 위기 상황'을 해제했지만, 그게 지카 바이러스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라고 카를로스 파르도-비야미사르는 설명한다. 그는 존스 홉킨스 의대의 임상 신경학자이며 전염병 전문가다.

지카 재발 예방 방법을 찾는 것도 시급하고, 자궁 내에서 지카에 감염되어 태어난 아기들이 있는 브라질 등의 국가의 의료 시스템은 이제 선천적 장애를 가진 수천 명의 아이들에게 값비싼 집중 치료를 해줄 자금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WHO가 지적하듯 이번 지카 발발은 앞으로도 ‘중요한 공공 보건 문제’일 것이다.

2016년에 대규모 지카 발발을 피했던 곳들이라 해도 2017년에도 위험한데, 이집트숲모기가 근절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파르도-비야미사르는 말한다. 감염 사례가 많지 않았던 중남미 국가들, 아시아에서 뎅기열 발발이 자주 일어나는 국가들, 미국 남부 지역들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의 토마스 프리든 박사는 미국이 지카 바이러스 통제에 관련되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임신한 여성을 지카에서 보호하고, 바이러스의 작동과 전염 및 인간 피해에 대한 기본적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지카를 퍼뜨리는 이집트숲모기가 남아있는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소규모 발병 사태가 일어나, 질병 통제 센터는 임신한 여성의 해당 지역 여행 경고를 냈다.

지금은 기온이 내려가 모기들에게 부적합한 환경이 되어 신규 감염 빈도는 낮아졌다. 하지만 작년에 대규모 발병을 경험한 국가들은 그 여파에 대처해야 하며, 발병을 겪지 않은 국가에서도 기온이 다시 올라가면 발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카는 모기에 의해 옮는 바이러스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성적 감염이 되기 때문에 인간 남녀가 질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는 모기들이 죽는 추운 계절에도 지카가 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카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전세계적 보건 문제일 이유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브라질은 이제 지카 바이러스로 선천성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기들에게 추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브라질에는 소두증이나 기타 중추 신경계 선천성 손상을 갖고 태어난 아기가 7월말 기준 1,749명이었다. 질병 통제 센터는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아기 하나당 1백만에서 1천만 달러 사이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몰려 있는 브라질 가정들이 그만한 돈을 조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선천성 지카 바이러스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에겐 물리 치료, 발작 치료, 급식관, 안경 등이 필요할 것이다.

소두증이 자궁내 지카 감염의 명백한 증거이긴 하지만, 지카에 감염된 여성의 아기들이 선천성 손실의 명백한 육체적 증거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11월의 연구에 의하면 지카에 감염된 여성이 낳은 아기들에게서는 생후 몇 개월 뒤부터 소두증이나 뇌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발달 중인 태아에게 지카가 미치는 영향은 몇 년 뒤에 이 아이들이 아동기 초기를 맞아 정신 질환과 낮은 학습 능력을 보인 뒤에야 전부 밝혀질 거라고 한다.

“이 아이들이 자라나는 몇 년 동안 자궁내 지카 감염의 자익적 영향에 대한 문제는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텍사스 의대의 병리학 조교수이며 지카 등 동물원성 바이러스 전문가인 니코스 바실라키스의 말이다.

2. 브라질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다른 국가에도 감염된 아기들이 있다.

콜롬비아 과학자들은 12월에 2016년 지카 발병 이후 콜롬비아 내 소두증이 상당히 늘었음을 확인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널리 퍼졌던 국가들에서는 선천성 결손이 상당히 증가할 것이며, 특히 지카 바이러스 선천성 증후군과 관련된 신경 장애가 늘어날 것이다.

1월 31일부터 11월 중반까지 콜롬비아에서는 476건의 소두증 사례가 있었는데,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2016년 7월이 소두증과 유산이 가장 많아, 2015년 7월에 비해 9배나 더 많았다. 이번 보고서 전까지는 보건 전문가들은 어쩌면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에서처럼 반드시 치명적 선천성 손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콜롬비아를 주시하고 있었다. 콜롬비아에서는 브라질처럼 지카와 연관된 소두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유산은 확 늘어났다. 콜롬비아 여성들이 임신을 연기했거나 브라질보다 낙태를 선택한 수가 더 많았을 수도 있다. 콜롬비아의 낙태법은 더 관대하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는 2015년 10월부터 지카가 퍼졌고, 감염은 2월 초에 최고조에 달했으나 7월에는 지카 확산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는 콜롬비아가 지카의 영향을 받은 선천성 손상이나 유산들을 또 한 번 겪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파르도-비야미사르는 말한다.

3. 미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선천성 손상을 갖고 태어난 아기도 수십 명이었다.

질병 통제 센터가 1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된 선천성 손상을 입은 아기가 34명이었다. 소두증, 두뇌 손상 및 기형, 뇌 수액 과다, 난청, 눈 문제, 신경과 관절 이상 등이었다. 미국에서 테스트 결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었던 임신한 여성은 총 1,246명이었다. 미국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카 바이러스 선천성 증후군을 가진 아기들이 더 태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4. 앞으로 미국에서 소규모 지카 바이러스 발병이 산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11월 말부터 텍사스에서는 여행 중에 모기에게 물린 게 아니라 텍사스의 모기가 옮긴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 바이러스 발병 사례가 6건 있었다. 이 두 가지는 큰 차이가 있다. 이제 미국에 사는 모기들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주민들에게 옮기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첫 사례는 11월 28일에 발표되었으며, 보건 당국은 첫 환자가 사는 지역을 집집마다 찾아다닌 결과 4건을 더 찾아냈다.

그에 따라 텍사스 보건복지부는 캐머런 카운티 주민들을 대상으로 모기 방충제에 대한 건강 보험 혜책을 무기한 연장했다. 질병 통제 센터는 8월에 플루리다 주 마이애미 비치 일부 지역에 내렸던 것과 같은 여행 경고 조치를 텍사스 주 브라운스빌에 내렸다. 경고는 10월 29일 이후에 브라운스빌에 있었던 임신한 여성, 가임기 여성과 파트너들은 지카 테스트를 받기를 권하고 있다.

텍사스 최남단의 소규모 발병은 놀랄 일이 아니지만(전문가들은 이 지역과 플로리다 지역의 발병을 1월에 이미 예측했다), 미국 일부 지역, 특히 과거에 모기가 옮기는 병이 발병한 적 있는 지역은 지카에 취약하다는 걸 보여준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뎅기열, 치쿤구니야 바이러스가 미국 본토에 들어왔을 때와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 생각해야 한다. 자체 한정적인, 아주 좁은 지역에 한정되었다가 사라지는 전염병이 될 것이다.” 바실라키스의 설명이다. 이는 에어컨과 방충망 등 미국의 높은 생활 수준 때문에 모기에 대한 사람의 노출이 적기 때문이다.

5.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는 아직 치료제가 없지만, 몇 년 안에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리라는 기대는 있다. 보통 새 백신 개발에는 10년 정도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 2년 안에 나올 거라고 본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사람들, 특히 임신한 여성의 지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확장 가능한 백신의 최초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과 정부 기관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국립 알레르기와 전염병 연구소에서는 4종류의 다른 백신을 연구 중인데, 각자 다양한 발전 단계에 있다. 2종은 임상 전 연구 단계지만, 11월 발표에 의하면 비활성화된 지카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 1종의 첫 임상 테스트가 플라비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 75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웨스트 나일 백신 연구에 기반한 다른 백신 후보는 2017년 초에 지카가 퍼진 지역에서 2단계 임상 실험을 할 예정이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 연구가 급증했지만, 지카의 기본적 개념이나 항 바이러스 치료에 대한 연구엔 자금 지원이 거의 없다고 지카 바이러스와 귈랭-바레 신드롬 백신의 라틴 아메리카의 연구에 참여 중인 파르도-비야미사르는 말한다.

“지카 연구에 자금 지원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이 취하고 있는 공중 보건 관련 조치에 사용된다. 지카 등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구 능력 향상을 위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항 바이러스 의약품 개발과 발병에 대한 이해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데 자금 지원은 지극히 미미하다.”

바실라키스도 동의한다.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있는 감염과 없는 감염의 영향은 어떻게 다른가? 인간에게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가? 전체 바이러스 전달에서 성적인 전염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지만, 금방 끝날 싸움은 아니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5 Ways The Zika Virus Is Here To Stay'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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