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박근혜의 '기도하는' 변호인 서석구 씨의 이력과 발언은 참 흥미롭다

어제(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기일에서 "소크라테스도 사형 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라는 말로 공분을 산 박 대통령 측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의 행동·발언·이력이 흥미롭다.

일단 행동. 그는 헌재 첫 공방에서 기도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어 논란을 샀다.

서 변호사가 눈을 꼭 감은 모습이 개신교의 기도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변론에서 한국을 구한 게 신이라고 믿는 발언을 했기 때문. 그는 변론을 마치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6.25에도 한국을 지킨 신의 섭리가 헌재를 지켜 국민을 지킬 복음 주시길 기도드린다." -KBS(1월 5일)

이력도 흥미롭다.

KBS는 서석구 변호사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됐던 일명 '부림 사건'의 재판을 맡았던 담당 판사로 부림사건 연루 인물들에게 가벼운 형을 내렸지만, 이후 보수 우익으로 성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아래는 영화 변호인에 당시의 서 변호사 역으로 등장한 판사.

당시 대구지법 단독 판사였던 서 변호사는 1981~82년 부림사건에 연루된 22명 가운데 3명에 대한 재판을 맡았고, 피고인 2명에게는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를, 나머지 1명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는데 이는 징역 5년, 징역 10년을 구형한 검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량을 내린 것으로, 서 변호사는 재판 이후 대구에서 진주로 좌천성 발령을 받은 뒤 1983년 사표를 내고 대구에서 변호사로 개업을 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영화 변호인 개봉 뒤 "그때만 해도 나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피고인들이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순수한 민주화 세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등 변호사 개업 이후는 보수·우익 성향의 활동을 펼쳐 왔다. -KBS(1월 5일)

그 외 알려진 그의 이력은 KBS에 의하면 이렇다.

-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에 앞장섰다.

- 5·18 북한군 개입 의혹 주장(종편에서 "5·18 당시 38개의 무기고가 간첩 첩보에 의해 4시간 만에 털렸다. 사망한 시민군의 69%가 카빈총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법률 고문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 대표, 대한민국정체성수호포럼 공동대표, 미래포럼 상임대표 -KBS 보도 정리(1월 5일)

이런 이력과 과거 발언을 생각해보면 어제 서 변호사가 한 말들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어제 그가 한 발언을 모아 보면 아래와 같다.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사형 폐지에 관한 공청회.

"소크라테스도 사형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 다수결의 함정을 선동하는 언론 기사에 의해 부정확하고 부실한 자료가 증폭되면 민주주의의 다수결이 위험할 수 있다"- 연합뉴스(1월 5일)

"소크라테스가 사형선고를 받고 유언적인 말을 했다" (여기서 유언적인 말은 '나는 사형장으로 가고 여러분은 살기 위해 가겠지만, 어느 쪽에 더 좋은 것이 기다리는지는 신 외에는 모른다'라는 고사를 의미) - 연합뉴스(1월 5일)

"지금 촛불 민심이 국민의 민의다, 이런 걸 탄핵 사유로 누누이 주장하고 있는데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민주총궐기 투쟁본부이고 투쟁본부 주도 세력은 민주노총이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르는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조형물을 만들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는 노래를 만든 사람은 김일성 찬양노래를 만들어 4번이나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인물이다. 촛불 민심은 국민 민심이 아니다.” -국민일보(1월 6일)

한편, 그의 말대로 촛불 민심이 국민 전체의 뜻이 아니라면 민주주의의 다수결이 위험하다는 걱정은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서석구 #박근혜 변호인 #정치 #촛불집회 #개신교 #사회 #헌법재판소 #헌재변론 #뉴스